[강달러 비상] 1200원 돌파한 환율, 1분기까지 오른다.."美 Fed 금리인상 지켜봐야"

이재은 기자 2022. 1. 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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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이틀째 1200원 돌파
연준 긴축 우려에 강달러 지속
전문가 "올해 환율 상단 1230~1250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코로나 이후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긴축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에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1200원을 돌파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긴축 속도를 높이기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아래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1달러=1200원’은 경제 위기의 징후이자 심리적 지지선으로 통한다. 환율이 1200원을 넘기면 외국인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무역수지 적자 압박도 커진다.

연준의 긴축 행보에 힘입어 강(强)달러 흐름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외환시장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환율 상단을 1230~1250원으로 제시했는데, 1분기 중 연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 중앙은행이 긴축을 시사하자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조선DB

◇ 원·달러 환율 1201.5원 마감…이틀 연속 1200원대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원 오른 120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7월 24일(1201.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3.2원 상승한 1204.2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이날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63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장중 상승세를 일부 되돌렸다.

이날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이유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에 미 국채금리가 뛰고,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1.75%까지 치솟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6선 초반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준은 지난 5일(현지시각)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강력한 긴축 의사를 밝혔다. FOMC 위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올려야 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나아가 연준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까지 시사했다.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양적긴축 등 매파(긴축 선호)적 행보에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글로벌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달러화 가치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오미크론 증상이 경미하다는 평가에 미국 경기가 회복 궤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점도 원화 약세를 지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은 두 국가간 성장률 격차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하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인다”며 “한-미 성장률 격차와 수출 흐름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1200원 넘어선 원·달러 환율

◇ 전문가 “환율, 1분기 연고점 경신 뒤 하락”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1분기 고점을 찍은 뒤 완만하게 하락하는 ‘상고하저(上高下低)’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이번 분기 중 고점을 통과한 뒤 연준의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과거에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가 현실화된 뒤에 환율이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1200원은 경제 위기 상황에나 나타나는 환율 수준인 만큼, 지속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그래서 미국 금리인상을 둘러싼 시장 우려가 완화되면 환율 상승세도 꺾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실제 201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1200원을 웃돈 시기는 2016년 중국 금융시장 불안, 2020년 코로나 사태 등 경제 위기 상황이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와 연준의 조기 긴축, 중국발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경제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환율이 1200원을 상회하더라도 지속 가능성은 낮다”며 “환율은 1분기 중순 이후 무역수지가 회복되고, 주요국 인프라 정책이 추진되면서 글로벌 수요가 추진력을 얻기 시작하는 시점에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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