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미국 '긴축 본격화'..한은 기준금리 인상 시계 빨라진다

김태환 2022. 1. 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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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양적 축소 동시 진행.."유동성 파티 끝났다"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벌써 원화 환율이 급상승하고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나타나는 가운데 조기에 대응을 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사진=조성우 기자]

◆ 환율상승·주가 하락…"미국 긴축에 강달러 현상 지속"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거래일(1천201.0원)보다 3.2원 오른 1204.2원에 출발했으며, 오후 3시15분 기준 1천202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원달러환율은 지난해 7월 24일(1천201.5원)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천200원대로 마감하는 등 이틀 연속으로 심리적 저지선인 1천200원대를 넘겼다.

주식시장도 요동치는 모양새다. 코스피는 지난해 12월30일 3천선이 붕괴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6일 2천925까지 내렸다. 이날 일부 하락을 만회하며 지수가 2천954.89까지 상승했다.

환율 상승과 주식시장 하락은 미국의 강력한 긴축 정책 예고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14,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열린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하며 "인플레와 노동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회의 참석자들이 첫 번째 금리 인상 후 어느 시점에서 대차대조표(보유 자산) 축소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2020년 3월 이후 기준금리를 '제로(0)'로 유지했던 연준이 약 2년 만에 이를 접고 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그 시점과 속도를 앞당기기로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시장에 풀린 돈을 직접 회수하는 QT까지 검토하서 세계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자금이 풀리면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 반면 금리가 오르고 유동량을 축소할 경우 시중에 풀린 돈이 줄어들고, 돈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사실상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은 달러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신흥국에서 자본 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달러 가치가 낮은 상태에서 신흥국에 투자하면 환차익이 나타나 유리하지만,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투자금을 회수할 때 환차손이 발생해 불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긴축정책은 한국의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이어진다. 한국은 외국에서 물건을 수입해 재가공하고 수출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강달러가 지속되면 국내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으로도 이어지게 된다.

실제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월 연속 3%대로 올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 3.2%, 11월 3.8%, 12월 3.7%로 4%에 육박했고 연간 소비자물가는 2.5%로 집계됐다. 기본적으로 물가상승률은 2% 내외로 관리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크다.

한국은행 본관. [사진=조성우 기자]

◆ 1월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유력…"자산·부동산 시장 충격 올 것"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상 시계도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 14일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1.0%에서 1.25%로 올리고, 연내 2~3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금까지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꾸준히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외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업황 부진 등 내부 취약 요인은 금융시스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더욱 예의주시하면서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같은 이 총재의 발언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내포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전날 '금융시장 브리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연구소는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세, 물가상승 압력 지속,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불균형 우려를 고려해 오는 1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무려 1천845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다.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6~4.86%,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연 3.73~5.06% 수준을 기록했다. 최고 금리가 연 5%대를 넘었다. 신용대출(1등급·1년 만기) 금리의 경우에도 연 3.55~4.55%로 집계됐다. 이미 가계부채 규모가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유동성 잔치'가 이어져왔지만 미국 긴축 정책이 가속화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도 당장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산시장은 물론, 부동산시장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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