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온수터널 수직구 중단해야..스쿨존 토목공사 안전관리 제도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 광명~서울 고속도로 온수터널 수직구 공사 현장을 찾아 즉각적인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향후 통학로를 비롯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토목공사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후보는 7일 오후 구로구 항동지구 온수터널 수직구 공사 예정 부지 현장에서 "어린이보호구역 통학로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수직구 공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직구는 지하터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옮기고 비상상황 발생 시 지상으로 대피하는 공간이다. 준공 후에는 보수 작업을 위한 통로로 활용한다. 온수터널 수직구는 통학로와 인접한 지구 중심부 사거리 바로 옆에 아파트 한 동 크기(가로 66m, 세로 21m) 면적에 지상 7층 높이 움막형으로 설계됐다. 하루 수십 회 25톤 대형 덤프트럭이 오가고, 발파를 위한 화약도 보관할 예정이어서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다.
온수터널은 지구 내 초등학교, 중학교, 일부 아파트 동 직하부 50m 구간을 관통하며, 폭약 발파 방식을 채택해 이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도 제기됐다. 앞서 국토부와 시공사 등 관계 기관이 추천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단이 사업지 일대 지반과 지하수 흐름을 검토한 결과 터널 구간에 연악 지반이 존재해 공사 중 붕괴사고 위험성을 거론했고, 지하수 과다 유출로 인한 지방 하강(싱크홀)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평가위원단은 수직구 위치를 변경하고, 공법을 보완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국토부와 시행사는 비용 등 경제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 후보는 이 같은 국토부의 행태를 질타했다. 그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밑으로 지하 고속도로를 뚫는 것에 대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는데 일방적으로 진행돼 매우 유감"이라며 "더구나 돈을 아끼기 위해 통학로 중심에 수직구를 뚫어 연결시키겠다는 발상은 아이들의 안전과 주민들의 삶을 도외시한 발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국토부는 우리 손을 떠났다고 하는데 결국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며 "돈 때문에 수직구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수직구 철회 및 노선 변경 등 근본적 대안을 주문했다.
심 후보는 항동지구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 스쿨존 주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토목공사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그는 "통학로 토목공사는 사전에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아이들에게 위협이 없다는 결론이 나면 그 전제 하에 공사가 가능토록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여야 대선 후보들도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논의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한 '어린이 비정상회담'에서 항동지구에 거주 중인 한 학생이 쓴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 5년간 공사를 계속해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는 사연을 읽은 뒤, "이건 진짜 한번 챙겨달라, 알아보고 저한테 알려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 실무진은 금명간 현장을 찾아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대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과 시공사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구로 항동지구 수직구 현장은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격 방문했다. 당시 오 시장은 "주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현장을 찾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권리는 너무도 당연하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시공사 측은 재물 손괴 등을 이유로 수직구 현장에서 공사 반대 시위에 나선 주민에 대한 고소·고발을 남발해 논란을 낳고 있다. 이날 심 후보가 참석한 주민 간담회에서 이 문제가 중점 제기됐다. 생존권을 주장하는 주민에 공권력이 압박용으로 사용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간담회에 동석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의원은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서 주민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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