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돌발질문 막은 '업무계획'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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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해 부처 업무계획 보고는 화려했다.
세종정부컨벤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부처가 보고한 내용에 대해 토론하면서 대통령의 개혁 의지와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부처 업무 보고는 무척 간소화됐다.
온라인으로 질문을 받았다고 항변하지만 민감한 질문이나 돌발질문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정책 담당자들은 누구보다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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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해 부처 업무계획 보고는 화려했다. 세종정부컨벤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부처가 보고한 내용에 대해 토론하면서 대통령의 개혁 의지와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처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브리핑은 물론 간담회도 열어 실행 의지를 강조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부처 업무 보고는 무척 간소화됐다. 올해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핵심만 간추리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코로나19로 충분히 기자나 국민에게 설명할 시간을 갖기 어려운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형식과 내용이 간소화된 것이 아니라 설명과 설득의 의지가 '간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간략한 계획 발표와 온라인으로 받은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이 전부였다.
한국판 뉴딜·탄소중립 분야 업무계획은 환경부가 주도하고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 등이 함께했다. 발표 현장에는 영상·사진기자만 참석하고 다른 기자들은 e-브리핑으로 생중계를 듣고 온라인으로 질문을 보내는 식으로 이뤄졌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계획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기획재정부·국세청이 함께 발표했다.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이 있었음에도 역시 질문은 온라인으로만 받아서 사회자가 대독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교육부 업무 계획 역시 온라인으로 이뤄졌으며, 현장 기자들이 질문하고자 했지만 문자로 보낸 질문만 받았다.
코로나19 상황이라고 해도 해당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인 장관들이 나온 자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한 소통의 길을 열었어야 했다. 온라인으로 질문을 받았다고 항변하지만 민감한 질문이나 돌발질문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정책 담당자들은 누구보다 잘 안다.
아무리 임기가 4개월가량 남았다 해도 적당히 넘길 시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대전환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서 4개월이 아니라 하루라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다.
새해, 호랑이의 기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는 덕담을 주고받는다. 감염병 위기와 정책적 난제를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한 국민 지지를 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새해 업무계획 발표부터 어긋났다. 국민의 지지를 얻고자 한다면 첫걸음은 소통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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