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피플 영국인들에게 왜 중고의류 사냐고 물어봤다

한겨레 2022. 1. 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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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한겨레> 기후변화팀 유튜브 기후싸이렌의 '지속 가능한 패션' 편을 촬영하고 올해는 옷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영국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옷을 아예 안 살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러한 문화가 자리잡기까지의 영국 패션피플들은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영국의 패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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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청년의 런던 견문기][기후행동][기후 청년의 런던 견문기③] 영국의 의류 문화
자선 상점과 온라인으로 구매한 중고의류들.

지난해 5월 <한겨레> 기후변화팀 유튜브 기후싸이렌의 ‘지속 가능한 패션’ 편을 촬영하고 올해는 옷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영국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옷을 아예 안 살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 꼭 필요한 물건들은 자선 상점(Charity shop) 혹은 온라인 중고마켓인 디팝(depop)에서 구매하고 있다. 한국의 소규모 자선 상점과 달리 영국에서는 다양한 자선 상점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영국의 자선 소매 연합(Charity Retail Association)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영국에는 1만1209개의 지점들이 여러 자선 단체로부터 운영되고 있다. 런던의 메리스 리빙 앤 기빙(Mary's living & giving)과 같이 이색적인 업마켓(고급 중고마켓) 자선 상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런던에서 친구들과 부촌에 있는 자선 상점에 놀러가거나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을 다른 사람과 교환하는 옷 스와프(Clothing Swap) 활동을 통해서 자연스레 중고 패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러한 문화가 자리잡기까지의 영국 패션피플들은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런던대학교의 동문이자 기후 활동가인 라라(23), 사회적 기업에서 근무 중인 새디(26),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다니엘라(32)에게 물었다.

중고상점 ‘메리스 리빙 앤 기빙’ 매장.
디팝을 이용한 사람들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영국의 패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등학교 때는 폴스부띠끄 같이 특정 브랜드와 스타일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다분화했다. 연예인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빈티지가 유행하고 패션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고 패션이 활발해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빈티지 패션을 통해 나만의 스타일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라)

“지난 몇 년 사이 많이 변화한 것 같다. 예전에 H&M과 자선 상점에서 일할 때 계절마다 마네킹에 전시된 옷들의 스타일이 같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스타일의 옷이 전시되어 있다. 이전에는 멋을 내거나 돈이 없는 사람들이 중고 옷을 산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프라이마크(아일랜드 스파(SPA) 패션브랜드)와 가격대가 비슷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중고 옷을 이용하는 것 같다.“(다니엘라)

-소비자가 패션산업의 환경적 영향을 어떻게 알게 된 건지.

“최근 몇 년 동안 패스트 패션의 이면을 보여주는 뉴스들이 보도되면서 사람들이 패션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특히 방글라데시의 라나 플라자 공장 사건이나 부후(Boohoo) 스캔들을 계기로 영국인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 같다.”(새디)

‘라나 플라자 공장 사건’은 2013년 방글라데시의 의류 제작 공장인 라나 플라자가 붕괴되면서 의류 노동자들의 위험한 근무환경과 낮은 임금이 이슈화된 사건이다. ‘부후 스캔들’은 2020년 영국 온라인 소매업체인 부후가 영국 레스터 지역의 공급업자들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불해서 문제가 됐다.

“플라자 사건을 통해서 내 옷이 누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에 한 공장에서 여러 개의 브랜드 옷이 매우 낮은 임금으로 생산된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다니엘라)

“소셜미디어와 매체로 관련 소식을 자주 접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 기후변화 관련 계정 글이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많이 배운 것 같다.”(라라)

-그렇다면 패스트 패션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있을까.

“패션 산업의 영리 중심 사고방식과 옷 생산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한 것 같다. 얼마 전 서점에서 숨겨진 비용들을 나열하면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문구를 봤다. 이처럼 숨겨진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넓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에서 법적으로 수익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조할 필요가 있다.”(다니엘라)

“불충분하지만 패스트 패션 기업에서 다수의 섬유 재활용, 수선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그린 워싱’일 수 있지만 패션 산업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옷을 만드는 기업이 책임을 느끼고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라)

옷을 바꿔입자(옷 스와프·Clothing Swap)는 런던대 누리집 글 갈무리

글·사진 박소현 런던대 대학원생(환경 전공)·유튜브 <기후싸이렌> 패널

<기후싸이렌> 패션편 <진정한 패피는 누구인가>

바로 보기▶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945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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