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신원확인된 백마고지 6·25전사자, 故김일수 하사로 밝혀져

김성훈 2022. 1. 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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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당시 가장 치열했던 백마고지 전투서 산화
마지막까지 진지 사수하다 적 포탄에 전사 추정
발굴 유품과 유가족 유전자 시료로 신원 확인돼
유가족 "살아돌아오는것 만큼 너무 기뻐" 감격
발굴된 고 김일수 하사 유품. [사진 제공 = 국방부]
백마고지 유해 발굴 현장. [사진 제공 = 국방부]
작년 비무장지대(DMZ)내 백마고지 일대에서 유해가 발굴된 6·25 전사자 가운데 올해 첫 신원확인 사례가 나왔다.

7일 국방부는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유해가 고(故) 김일수 하사(현 계급으로는 상병)라고 밝혔다. 이번 신원확인은 발굴 유품과 사전에 등록된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있어 가능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고인이 6·25전쟁 당시 제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전쟁 중 가장 치열한 교전이 있었던 1952년 10월에 강원도 철원 북방의 백마고지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국군은 요충지인 강원도 철원 일대 백마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12차례의 공방전을 벌였다. 전사 기록에 따르면 고지의 주인이 7차례나 바뀌는 등 대혈전이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인명손실이 발생했으나 고인을 비롯한 국군은 방어작전을 완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중국군을 퇴각시켜 백마고지를 확보했다.

고인은 지난해 발굴 당시 개인호에서 상체가 유실된 채 머리뼈·하체 일부의 유해만 남아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진지를 사수하던 중 적 포탄 공격에 의해 전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해발굴 현장에서는 고인들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던 숟가락, 전투화, 야전삽, M1탄 등 다수의 유품도 발굴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고인은 스무살 청춘의 나이에 부모와 형제를 남겨둔 채 6·25전쟁에 참전했다. 생전에 농업에 종사하며 어려운 가정을 돌보다가 전쟁이 발발하자 마을 주민의 환송을 받으며 입대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아들의 전사 통지서를 받은 후에 고인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고인의 신원확인의 소식을 듣지 못하고 1989년에 결국 먼저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동생인 김영환(75)씨는 "형님의 신원이 확인되었다고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의 전화를 받았을 때 보이스 피싱이라고 의심했던 것이 너무 낯뜨겁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형이 70년이 지나서 유해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살아오는 것만큼 너무 기쁘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과의 협의를 거쳐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의미 있는 귀환행사와 안장식이 거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되는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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