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北, 극초음속미사일 '종말단계 마하5' 목표 2회 이상 더 실험할 것"

정충신 기자 2022. 1. 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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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이 분석한,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1·2차 실험 제원 및 사격거리. KODEF 제공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은 북한이 화성-8형의 극초음속 활공체를 글라이더 형상과 원뿔형 2가지로 개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KODEF 제공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 “극초음속미사일 재래식 미사일과 섞어쏘기 공격 시 방어 불가”

신종우 KODEF 전문위원 “500㎞ 비행 후 日 레이더 탐지 고도 이하 비행했을 것” 추정

북한이 지난해 9월 28일과 올해 1월 5일 자강도에서 두 차례 시험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과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종말단계 마하5 이상’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 최소 두세 차례 이상 추가 실험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엔진 부스터와 탄두 부문 활공체 분리 및 전후좌우 변칙·회피기동 등 짧은 기간에 큰 기술적 진보를 보였으며, 지난 1일 발사 때 최대속도가 음속의 5배인 마하5 이상의 속도를 달성했지만, 활공체 분리 후 활강 시 종말 단계에서 최소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극초음속미사일은 경량화된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현재의 한·미 연합 미사일방어체계(MD)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비행기간 내내 음속의 5배인 마하5 이상 또는 초당 약 1마일(1.6㎞)로 이동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북한의 화성-8형은 ‘극초음속 활공체(HGV) 미사일’

극초음속 무기는 마하 5 이상 극초음속으로 대기권 내에서 낮은 고도로 회피해 기동하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방어체계로 탐지하고 요격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극초음속 무기는 비행특성에 따라 극초음속 활공체(HGV)와 순항미사일(HCM) 2가지로 분류된다. 북한의 화성-8형은 HGV이며 우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것도 HGV다.

HGV가 로켓엔진에 의해 가속 상승한 후 정점으로부터 하강하면서 대기권 재진입 부근에서 부스터와 분리되고 목표물까지 마하5 이상 극초음속으로 활공하면서 상하좌우 변칙기동을 하는 게 특징이다. 반면에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고속의 공기흡입식 엔진인 스크램제트로 20∼30㎞의 낮은 고도에서 회피기동을 한다. HGV의 종말단계 비행속도가 탄도미사일 재진입체에 비해 느리지만 여전히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이고, 대기권 밖의 높은 고도로부터 포물선으로 비행하며 하강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30∼70㎞의 낮은 고도로 활공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개발을 통해 확보한, 상하 변칙기동하는 풀업(pull-up) 기술과 최근 KN-23 개량형인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통해 확보한 좌우(측면) 회피 기동 기술을 확보한 것 같다”며 “화성-8형 2차 시험발사 때 두 가지 기술 시험에 성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1차 시험발사 때 활공체 분리시험 성공에 이어 2차 때는 최대속도 마하5 이상 돌파 및 좌우 회피기동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7∼8번 실험으로 전력화에 최종 성공한 중국 극초음속미사일 둥펑(DF)-17을 모방한 화성-8형의 경우 앞으로 두세 차례 추가 시험발사한 후 종말단계 목표물 명중 때까지 마하 5 이상 속도를 유지해야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전 교수는 “연소차단에 의한 시뮬레이션 결과 화성-8형이 1단 추진로켓으로 사용한, 사거리 약 5000㎞인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KN-17)’을 사거리 700㎞로 줄여 발사할 경우 마하7.1 속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북 “비행거리 700㎞는 전후좌우 변칙기동 반영한 비행거리” 가능성

권 전 교수는 북한조선중앙통신이 비행거리 700㎞라고 밝힌 것과 관련, “직선거리 500㎞ 사거리 외에 전후좌우 변칙기동한 비행거리까지 합쳐서 계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500㎞ 비행 후 일본 레이더 탐지 고도 이하로 비행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군 소식통은 6일 “극초음속미사일로 마하5 이상의 속도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권 전 교수는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활공체 분리 후 최대속도가 마하 5 이상 마하 7 이하 속도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시험발사 2번 만에 종말단계에서 마하5 이상 속도를 내는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종말단계 마하5 이상 속도를 확보하려면 고각발사 시 탄두부가 대기권 마찰열에 의한 발열을 견딜 수 있는 소재 기술이 확보돼야 하는데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차 시험발사 당시 사거리 500㎞ 미만, 마하 3의 최고속도에 비해 최고속도와 사거리 면에서 크게 진전된 것이다. 북한은 화성-8형의 최고속도는 물론 활공 후 속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전략무기인 극초음속미사일의 1·2차 실험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은 것에 비춰 최종 전력화를 위한 기술개발 완료 때까지 최소 두세 차례 시험을 거칠 것이라는 게 미사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전력화 시 러시아·중국·미국 이어 세계 4번째 극초음속미사일 보유국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 개발로 전력화가 완성되면 러시아·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 극초음속미사일 보유국으로 등극하게 된다. 극초음속미사일 개발 선두주자 러시아가 2019년 전력화한 극초음속미사일 ‘아방가르드’는 최고속도 마하20이다. 중국이 2020년 전력화한 DF-17은 최고속도 약 마하10이다. 미국 육군은 장거리 극초음속무기인 LRHW를 2023년 시제품을 배치해 전력화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은 2021년 여름 두 차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이 가운데 한 번은 러시아나 미국도 시연한 적이 없는 새로운 개념의 시험이었다. 중국이 새로운 개념의 시험 발사를 단지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을 발사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FOBS(Fractional Orbital Bombardment System) 시험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권 전 교수는 “중국이 2021년 7월 FOBS라고 알려진 새 미사일시스템을 시험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것은 가까운 장래에 우주 공간에서 극초음속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중국의 새로운 능력을 추측하게 한다”고 밝혔다. FOBS는 1960년대에 소련 연방에서 연구 개발된 핵 탑재 미사일 공격수단의 명칭이며 인공위성처럼 지구 저궤도를 따라 비행하다 목표물 부근에서 궤도를 이탈해 내려오면서 공격하기 때문에 공격 개시 전까지 알 수 없고 대응하기도 어렵다. 특히 북극 상공으로부터 공격해 오는 미사일 위협을 가정해 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미국으로서는 매우 우려하는 상황이다.

◆中 극초음속무기 2025년쯤 반접근/지역 거부 전략 핵심 될 것

권 전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전력화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와 항공모함 등과 같은 고가치 함정에 대해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이들 국가의 극초음속 무기는 미국과 달리 재래식 탄두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중형 탄두이다. 특히 중국은 최근 수년 동안 극초음속 프로그램을 매우 공격적으로 진행해 왔다. 권 전 교수는 “2025년쯤 되면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들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극초음속 기술 추구는 이들 세 국가로 끝나지 않고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며, 이와 관련한 새로운 군비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을 비롯해 인도, 프랑스, 호주, 일본, 독일 등과 같은 다른 나라들 또한 극초음속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권 전 교수는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전력화돼 재래식 미사일과 섞어쏘기 방식으로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일한 전략자산과 표적에 대해 수평·수직의 다차원적으로 공격하는 경우”라며 “이것은 아무리 첨단 미사일방어체계라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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