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 뚫린 환율]"美 긴축속도 조절될 수 있으나..韓 수출 둔화 악재"
연간전망 상고하저 흐름, 긴축외에 수출 요인 주목
위안화 디커플링 현상 올해도 이어질 것, 영향없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04원 이상 오르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처음 시작된 2020년 7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이런 가운데 향후 주요 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판단, 우리나라의 수출 동향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탈동조 현상(디커플링)을 보이던 위안화는 올해도 원화에 영향을 주기 어렵단 전망도 이어졌다.
문홍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1분기 환율 상단은 1230원 정도로 보는데, 그 시점에 대해서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 우려를 심리적으로 언제 가장 강하게 반영하냐에 달렸다. 그 이후 환율 등락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수출 동향이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홍철 연구원은 연간 전망에 대해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으로 봤다. 1분기 최대 고점이 123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 우려를 언제 가장 강하게 반영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달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문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이 시작되면 달러가 세지기 때문에 환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등 환율 누를 재료들이 있어서 그나마 1230원을 고점 수준으로 잡았으나 당국 역시 속도조절 차원이며 특정 레벨을 지킨다는 개념은 없다. 위기 상태라면 적극 대응하겠지만 이정도까지 오르는게 미국과 한국의 경기 펀더멘털 차이 감안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3월 기준금리 인상과 소극적인 수준이나마 대차대조표 축소를 동시에 진행하는 양적긴축(QT)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환율 상승 흐름을 막을 순 없단 것이다. 다만 현재 연준이 시장에 내놓는 메시지보다 덜 매파적으로 긴축의 속도를 조절해 나간다면 그 충격이 점차 완화되면서 환율 상승 속도도 제한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연준 긴축이 시장 내에서 심리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시기엔 (환율 제어) 사실 답이 없다”면서도 “다만 자산가격이란건 모멘텀의 함수라서 연준이 긴축을 이어가더라도 그 충격은 점차 완화 될 것이다. 연준이 양적긴축 빨리 한다고 했다가 그 시기를 미룰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은 2018년 “중립금리까지 도달하려면 한참 남았다”는 발언을 했다가 한 달여만에 “바로 밑으로 다가왔다”고 말을 바꿨다. 또한 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상 주기 상으로도 지난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린 뒤 시장 여파가 커지자 추가 인상 시기는 1년이나 뒤인 2016년 12월이었다는 점 등 과거 사례를 되돌아보면 연준이 지금 내놓는 메시지와 달리 상황에 따라 긴축 속도를 조절해나갈 수 있단 것이다.
다만 환율은 연준의 긴축 등 대외적인 재료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수출 둔화라는 대내적 리스크에도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이 요인도 주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문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지속이 사실상 좌절됐다고 판단하는데, 이는 더이상 돈을 뿌려서 공산품 소비를 끌어올릴 수 없단 것”이라면서 “지난해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거뒀던 기저효과가 올해 작용하면서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고 지난해 5월 이미 정점을 찍은 수출은 점차 하락한단 예상이 우세한데, 이는 환율 상단을 눌러줄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적어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께부터 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던 위안화 역시 원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일반적인 흐름에서는 경기가 안좋으면 그 나라 통화 가 약세를 보이는 흐름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중국은 경기둔화 우려로 재정 지출 정책을 이어가는 거의 유일한 나라인데도 위안화는 계속 강세였다. 문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경제 구조상 달러를 수출로 벌어들이고, 이를 관광 등 다른 수단으로 밖으로 내뱉는 형태였는데 지금은 그런 공식이 성립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달러가 중국 내에서 남아도는 상황이라 위안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고 원화와는 반대 흐름을 보인 경우가 많아서 올해도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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