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림픽 불참 불러온 '코로나 공포'..멀어진 '평화이벤트'도 배경

노민호 기자 2022. 1. 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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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것을 두고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는 남북 정상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이고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이라는 것을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에 최우선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중국도 오미크론 정국 속 구태여 무리한 추진은 하지 않으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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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도 코로나 예민 北 감안, '평화이벤트' 대신 '방역 올림픽' 선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월4일 개막한다.(Photo by Noel Celis / AFP)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것을 두고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극도로 예민해 한다는 점에 비춰 '혈맹' 중국의 '잔치'에도 결국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는 평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북측의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이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조직위원회, 국가체육총국 앞으로 지난 5일 편지를 보낸 사실을 보도했다.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통해 중국 측에 전달된 편지에는 "올림픽에 불참하지만 중국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코로나19를 이유로 도쿄 하계올림픽에 불참을 선언한 북한에게 징계를 내렸다. 올해 말까지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정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다음 달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국가 자격으로는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북한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었지만 북측은 이번 편지에서 어떤 선수도 파견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북한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 배경으로 적대세력의 책동과 코로나19를 들었는데 결국 '코로나 공포'가 가장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수단 이동에 따른 코로나19 유입 불안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2021년) 12월27일부터 31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1월1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에 대응,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했고 그해 7월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는 등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말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도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비상방역을 '국가사업의 제1순위'로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북측의 공식 통계상 현재까지 '0'명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 보건성은 지난달 23일까지 주민 총 4만9941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며 모두 '음성'이라고 했다. 다만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북측 자체 통계라는 점에서 '신뢰성'에 의문부호를 달기도 한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그간 중국이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IOC와 북한을 설득할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련 시나리오도 결국 무산됐다는 점에서 특히 중국의 북한 설득 외교 작업이 순탄치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 추진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주도의 '외교적 올림픽 보이콧' 행보에 대응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보란 듯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뜻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발생 등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연기된 '제2의 도쿄올림픽'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방역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초청하는 등 '남북 이벤트'에 대한 중국의 관심도가 최근 들어 떨어졌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또한 북한이 예상보다 종전선언 등 남북관계 개선과 대외 행보 사안보다 코로나19 대응에 여전히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견인 역할'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는 남북 정상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이고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이라는 것을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에 최우선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중국도 오미크론 정국 속 구태여 무리한 추진은 하지 않으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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