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망막변성질환 급증, 치료제 개발 급하다

기자 2022. 1. 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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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공연이 끝난 연극 '더 드레서'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망막색소변성 같은 난치성 망막변성 질환은 망막의 시각세포와 망막색소상피세포가 변성되는 질환으로 유전성 경향이 있다.

송 씨가 앓고 있는 망막변성질환은 양안에 발생하며 실명의 주요 원인이지만 아직 치료제가 없어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국내 망막변성 임상시험 인프라와 연구비 지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실명의 주요 원인인 난치성 망막변성질환의 치료제 개발은 곧 실명 없는 세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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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곤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지난 1일 공연이 끝난 연극 ‘더 드레서’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난타’ 공연 제작자로, 또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으로 유명한 송승환 씨가 주연 배우였다. 그는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다. 글자는 아예 못 읽고, 마주 앉은 사람의 얼굴 형태 정도만 알아볼 수 있지만, 대본을 귀로 듣고 외워서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줘 큰 박수를 받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병은 안과 망막변성질환 중 하나인 황반변성과 망막색소변성이라고 알려져 있다.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로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데, 약 1.5㎜의 반지름을 가지는 망막의 중심 부위이며, 이 부위에 빛을 느낄 수 있는 광수용체가 밀집돼 있다. 황반변성은 노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황반 부위가 소실되고 퇴화돼 기능을 잃어버리는 질환이다. 2008∼2017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 우리나라 황반변성 유병률(어떤 시점에 일정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그 지역 인구에 대한 환자 수의 비율)은 40세 이상에서 13.4%로 조사됐으나, 이러한 질환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황반변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증가하는데 △50대에서는 14.2% △60대에서는 17.4% △70대에서는 24.8%에 이른다. 2005∼2015년 새 10년간 비교 분석한 결과 황반변성 유병률은 104.8% 증가했고, 연령별로도 70대 이상은 167.7%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망막색소변성 같은 난치성 망막변성 질환은 망막의 시각세포와 망막색소상피세포가 변성되는 질환으로 유전성 경향이 있다. 시각세포 안에서 빛을 전기신호로 전환하는 기전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결함이 주요 원인이다. 시각세포가 손상됨에 따라 야맹증이 나타나면서 점차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으로 유병률은 인구 2000명당 1명으로 추산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에 따르면,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환자는 2009년 22만3224명에서 2016년 52만4420명으로 7년 동안 23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씨가 앓고 있는 망막변성질환은 양안에 발생하며 실명의 주요 원인이지만 아직 치료제가 없어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국내 망막변성 임상시험 인프라와 연구비 지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필자를 포함한 대학의 안과 교수들이 각자 출연금을 갹출해 한국망막변성협회(www.kard.or.kr)를 설립하고, 유전자 및 줄기세포 임상시험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고, 연구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치료제가 개발되면 개인의 삶의 질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절약하게 된다. 망막변성질환에 대한 국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과거 실명의 중요한 원인이 됐던 백내장에 의한 실명은 크게 줄었지만, 망막변성으로 인한 실명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몸이 1000냥이면 눈이 900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삶에 있어 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사람은 정보의 90%가량을 눈을 통해 얻는다. 시각장애는 일상생활의 장애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끼치며,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준다. 또한, 노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두 눈의 시력을 모두 잃으면 보호자까지 필요하게 돼 사회적 비용은 더 늘어난다. 실명의 주요 원인인 난치성 망막변성질환의 치료제 개발은 곧 실명 없는 세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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