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푸대접 받았던 구자욱, FA 프리미엄으로 한풀이하나

이상학 2022. 1. 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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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삼성 간판 타자 구자욱(29)은 지난 2015년 1군 데뷔 후 7년간 통산 WAR 28.16(스탯티즈 기준)을 쌓았다. 이 기간 WAR 상위 20위 선수 중 지난해 연봉이 가장 적은 선수가 구자욱이다. 20위권 선수 중 유일하게 연봉 4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성적에 비해 연봉으로는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연봉에 얽힌 스토리도 많다. 포지션은 달라도 2015년 신인왕을 놓고 경쟁한 김하성(샌디에이고)과 비교 선상에 자주 놓였는데 연봉에서 계속 밀렸다. 팀 성적 부진과 경기 출장수에서 밀리긴 했지만 연봉 차이는 그 이상으로 났다. 

2015년 최저 2700만원으로 신인왕을 받은 구자욱은 2016년 8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그런데 김하성은 2015년 4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인상된 1억6000만원에 사인했다. 2017년 김하성이 2억2000만원을 받을 때 구자욱은 1억6000만원에 만족했다. 2018년 구자욱이 2억원(2억5000만원)을 돌파했지만 김하성이 3억원(3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2019년 연봉 협상에서 구자욱은 구단에 연봉 책정을 맡기는 백지위임을 했다. 대개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가 하는 선택인데 구자욱은 2018년 116경기 타율 3할3푼3리 20홈런 84타점 OPS .925로 연봉 인상 대상자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5000만원 인상된 3억원에 만족했다. 김하성은 무려 5억5000만원을 받아 구자욱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결국 2020년 연봉 협상을 앞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2019년 122경기 타율 2할6푼7리 15홈런 71타점 OPS .771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낸 탓에 구단은 4000만원 깎인 2억6000만원을 삭감을 제안했다. 그동안 묵묵히 도장을 찍었던 구자욱도 이때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단은 1000만원 인상된 수정안을 내세웠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스프링캠프 합류도 늦어졌다. 결국 보장 2억8000만원, 인센티브 2000만원 등 최대 3억원에 어렵게 합의점을 찾고 도장을 찍었다. 

2021년 삼성은 신연봉제를 도입했다. 선수가 스스로 계약 구조를 택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기준 연봉 토대로 기본형, 목표형, 도전형 중 하나를 선수가 고르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2020년 118경기 타율 3할7리 15홈런 78타점 OPS .863으로 반등한 구자욱은 8000만원 상승된 3억6000만원에 2021년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 구자욱 /OSEN DB

지난해 구자욱은 139경기 타율 3할6리 22홈런 88타점 OPS .880으로 활약했다. 삼성을 6년 만에 가을야구에 올려놓으며 개인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연봉 상승 요인이 차고 넘친다. 올 시즌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 크다. 

예비 FA 선수에겐 연봉 프리미엄이 붙는다. 구단이 FA 보상금을 크게 높여 선수의 이적 가능성을 낮추거나 보상금을 많이 받기 위한 전략이다. 요즘은 일부러 연봉을 깎아 보상금 규모를 전략적으로 낮추는 선수들도 있지만 FA 최대어 선수가 굳이 이렇게 하진 않는다. 구자욱은 예비 FA 중 최대어 선수로 평가된다. 

지난해 NC는 예비 FA 나성범(KIA)에게 전년도 5억원에서 56% 인상된 7억8000만원의 연봉을 안겼다. 나성범의 연봉 상승률을 구자욱에게 적용하면 올해 연봉은 5억6160만원으로 증가한다. 구자욱으로선 단숨에 4억원을 넘어 첫 5억원대 연봉을 기대할 만하다. 

다만 삼성은 그동안 예비 FA 선수들에게 큰 폭으로 연봉을 올려주진 않았다. 2016년 최형우가 6억원에서 7억원으로 16.7%, 지난해 박해민이 3억원에서 3억8000만원으로 26.7% 상승률을 보였다. 구자욱의 올해 연봉이 어떻게 책정될지에 따라 다음 겨울 FA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aw@osen.co.kr

삼성 구자욱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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