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전국 아파트 시장 '팔자>사자'

14개월만에.. 전남 91.9, 경북 99.4

전국적으로 아파트 값 내림세가 확산하면서 새해 들어 주택 매수 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5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돈 가운데, 수도권과 광역시를 뺀 지방 8개 도에서도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가 100을 밑돌면 아파트를 팔겠다고 내놓은 사람이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지방 8개 도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9로 2020년 11월 9일(98.9) 이후 1년 2개월 만에 100 이하로 내려갔다. 경남(100.4), 충남(101.7), 강원(102.4)은 매수 수요가 여전히 우위로 나타났지만, 전남(91.9), 경북(99.4), 충북(98.3) 등에서 매도세가 강해진 영향이다.

전국 아파트 수급지수는 일주일 전보다 0.5포인트 내린 95.6을 기록했다. 8주째 기준선을 밑도는 서울은 92.8까지 내렸다. 2019년 9월 9일(92.6)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도권(93.8)과 지방 5대 광역시(94.4)도 내림세가 이어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은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내림세에 속도가 붙고 있고, 대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서울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에다 여전한 대출 규제도 매수 심리를 더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이사 수요가 있음에도 수도권 전세 시장은 매물이 더 쌓이는 분위기다. 서울(94.5)과 경기(95.9)의 전세수급지수가 일주일 전보다 하락하면서 공급 우위가 이어졌고, 인천(100.2)만 0.1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698건으로 한 달 전(3만484건)보다 4% 증가했다.

반면, 수도권 외 지방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0.9로 지난주(100.5)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제주 전세수급지수는 일주일 사이 98.3에서 103.6으로 5.3포인트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