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베이징 구상'..文정부 내 종전선언, 사실상 무산 수순

김서연 기자 2022. 1. 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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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달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은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 조직위원회,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내 동계올림픽 불참의 뜻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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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에 올림픽 선수 불참 의사 밝혀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내달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가 주력해 온 문재인 정부 임기내 종전선언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은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 조직위원회,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내 동계올림픽 불참의 뜻을 알렸다.

북한은 "적대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상황으로 하여 경기대회에 참가할수 없게 되었다"면서 "올림픽 축제를 마련하려는 중국 동지들의 모든 사업을 전적으로 지지,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편지는 지난 5일 중국 주재 북한 특명전권대사가 전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작년 코로나19를 이유로 도쿄 하계올림픽에 불참한 북한에 대해 올해 말까지 올림픽 참가 자격을 정지했다.

이에 애초에 북한은 참가 자격이 없는 상태였지만 일각에선 중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에 대응해 북한의 참가를 끌어내려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북한은 편지를 통해 선수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고, 중국이 북한 참여를 놓고 IOC 등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사라지게 됐다.

'외교적 참가' 여지는 남아있으나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은 코로나19 국경 봉쇄를 이어가고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방역 위험을 무릅쓸 가능성은 적다. 북한은 베이징올림픽 불참 이유 중 하나로 '대유행 전염병 상황'도 언급했다.

북한의 이날 불참 의사 공개로 남북중 정상이 베이징 올림픽 한자리에 선 모습을 보거나 이를 계기로 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동력 마련은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올림픽 계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사실상 접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종전선언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등 정부 내 기류도 좋지 않았던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결국 김정은이 올림픽에 참가할 이유도 사라졌고 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추진하고자 했던 한국 정부의 구상도 무산됐다"면서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로 평양 주재 중국대사가 이임해도 신임 중국 대사를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국경을 거의 철저히 봉쇄한 상황이기에 남북 및 북미 대화까지는 더더욱 생각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은 불참하지만 북중 밀착은 오히려 더 강화된다는 점에서 한미의 종전선언 제안에 북한이 움직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인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한 뒤 대화 재개를 촉구했었다. 문 대통령은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무력시위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로키(low-key)로 대응하며 '대화의 끈'을 강조하지만 국면 전환 묘수를 찾긴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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