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근, 지천명 우승자가 진짜 '국민가수'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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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6년 전 암투병 중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네 아버지같이 표현 없는 사람 없다. 참 참을성이 강했다. 병원에서 암으로 가면 그렇게 아프다고 하던데 그렇게 티를 안 냈다. 그게 안 잊힌다. 나를 배려했다"는 어머니의 말에서는 오디션이 진행되는 내내 별다른 감정의 동요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던 박창근의 모습이 포개졌다. 몇몇 밑반찬과 불고기가 밥상 위를 수놓았고, 박창근은 무김치를 가리키며 "나하고 노래 같이했던 성준이라고 있다. 그 어머니가 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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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6일 방송된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토크콘서트'가 전국 시청률 1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1위이자 압도적인 기록이다. 18.8%로 마무리된 '내일은 국민가수'의 여운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제는 '그 다음'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역대 최고령 우승자인 박창근의 행보도 귀추가 주목된다. 50대 나이에 포크 가수라는 장르적 차별화가 가진 그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면, 기존 오디션 시장의 판도 역시 뒤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3년 무명가수. 그나마도 뒤늦게 음악에 투신했기 때문에 어느덧 50대가 된 박창근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이미 숱한 고생과 역경을 딛고 온 그는 '국민가수'를 돌파구로 삼지도 않았다. 다만 "노래를 부르겠다"는 중년 아들의 자존감을 지켜 준 노모의 생신 선물로 TV에 나오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따름이다. "우승에 욕심이 없다"며 좋은 평가를 받을 때마다 묘한 표정을 짓는 박창근과 '국민가수' 우승 상금으로 받은 3억 원을 "부채를 갚는 데 먼저 쓰겠다"는 그의 말은 대중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6일 방송된 '내일은 국민가수 토크콘서트'를 통해 공개된 박창근의 실제 생활상은, 23년 무명가수의 삶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뒤 이틀 후 어머니와 만난 박창근은 그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그 사이에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공개됐다.
어머니는 "널 보니까 안심은 되지만 얼굴이 부었다. 잠을 못 잤느냐? 주름살이 생기려고 한다. 팩을 해야 한다"고 걱정을 하자 박창근은 "나이가 몇인데… 주름살 생겨야 한다. 원래 있던 거다. 아버지 닮아서 주름이 있다"고 웃음을 지으며 아버지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6년 전 암투병 중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네 아버지같이 표현 없는 사람 없다. 참 참을성이 강했다. 병원에서 암으로 가면 그렇게 아프다고 하던데 그렇게 티를 안 냈다. 그게 안 잊힌다. 나를 배려했다"는 어머니의 말에서는 오디션이 진행되는 내내 별다른 감정의 동요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던 박창근의 모습이 포개졌다.
이윽고 도착한 박창근의 집은 소박했다. 한겨울인데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전기 시설마저 고장났다. 그 와중에도 노래를 부르기 위해 직접 만들었다는 방음문이 눈에 들어왔다. 박창근은 애써 담담하게 "인생이 왜 이러냐"며 패딩을 걸쳤고, 어머니는 "안되는 대로 있겠다. 안춥다"며 씩씩하게 아들을 위한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에서는 온기가 느껴졌다. 몇몇 밑반찬과 불고기가 밥상 위를 수놓았고, 박창근은 무김치를 가리키며 "나하고 노래 같이했던 성준이라고 있다. 그 어머니가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미 먹먹해진 어머니는 말없이 아들 쪽으로 반찬을 하나 둘 밀어놓았다.
박창근의 모습에서 전형적인 성공 내러티브가 읽힌다. 힘든 시기를 딛고 스스로 성공을 거둔 대한민국의 숱한 영웅들의 이야기와 유사하다. "라면만 먹고 운동했다"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의 주역 임춘애 선수,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외치며 4전5기의 신화를 썼던 복서 홍수환 등 어렵던 시절을 딛고 자신의 영역에서 인정받고 만개한 이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박창근은 이런 성공 내러티브가 단순한 '신파'로 그칠 염려를 덜어냈다. 출중한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선수의 경우 메달의 색깔, 순위 등 명확한 성과가 드러난다. 박창근의 경우, 가슴을 울리는 노래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고 그 결과는 '내일은 국민가수' 1위라는 성적표로 돌아왔다. 6일 방송된 '내일은 국민가수 토크콘서트'에서 박창근은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를 불렀다. 함께 출연한 이들은 '왜 이 노래를 경연에서 안 불렀지'라는 반응을 내놨다. 경연 때 못지않게 임팩트 강한 무대였기 때문이다. 박창근이 또 한번 "우승이 욕심나지 않는다"는 자신의 속내를 행동으로 입증한 셈이다.

게다가 박창근의 현재 삶의 모습,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어머니와의 이야기 등은 모두 경연이 끝난 후 공개됐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사연팔이'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지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 출연진들이 가진 남다른 사연은, 보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해 제작진이 사용하는 일종의 '치트키'다. 하지만 박창근은 경연이 진행되는 내내 이런 개인사는 최대한 배제하길 원했다는 후문이다.
박창근은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했고, 시청자들은 높은 지지로 화답했다. 이제는 박창근을 비롯한 '국민가수' 톱10과 활동 계약을 맺은 TV조선의 차례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박창근을 활용할까?
일단 '내일은 국민가수 토크콘서트'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노래방 반주에 맞춰 점수내기를 하는 예능 플롯은 앞선 '사랑의 콜센타'와 유사하지만, 트로트라는 틀을 벗어나니 노래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올 오브 미'(팝송), '달의 몰락'(시티팝), '말이야'(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소화했다. 그 안에서 박창근은 '님은 먼 곳에'를 부르며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줬다. 포크라는 주특기가 명확하기 때문에 몇몇 팬들은 댓글을 통해 "박창근의 개인 활동을 최대한 보장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박창근은 맏형으로서 톱10이 함께 움직이길 원한다. 언론 인터뷰에서 "끝까지 함께 한다는 약속, 꼭 지키라"고 동생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기타 하나 메고 23년을 홀로 버틴 박창근이, 짱짱한 실력으로 무장한 동생들과 한데 뭉쳤을 때 과연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나올까?
박창근은 "보기엔 궁상스러워도 굶어 죽진 않을 것"이라며 '내일은 국민가수' 우승 트로피를 어머니에게 건넸다. 어머니는 기꺼이 "가져가겠다"며 "우리 집은 넓으니까 놔둘 곳도 많다. 여긴 놔둘 데도 없고 빛이 안 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렇게 어머니가 한시름 놓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창근은 큰 짐을 덜었다. 그리고 우승 트로피를 어머니 편에 보낸 박창근은 재차 출발선에 섰다. 그의 초심이 다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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