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먹튀 논란 쌍용차 인수전, 컨트롤타워도 안 보인다

변지희 기자 2022. 1.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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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기다려 주세요. 가만히 있어주면 우리는 돈 안떼어먹습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상장사 에디슨EV의 경영권을 140억원에 인수한 뒤 500억원을 다시 투자 받아 '셀프 투자' 논란이 일자 "쌍용차 인수를 위한 목적에 맞게 에디슨모터스에 투자한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졌을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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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기다려 주세요. 가만히 있어주면 우리는 돈 안떼어먹습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최근 통화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에디슨EV의 대주주 먹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하는 데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상장사 에디슨EV의 경영권을 140억원에 인수한 뒤 500억원을 다시 투자 받아 ‘셀프 투자’ 논란이 일자 “쌍용차 인수를 위한 목적에 맞게 에디슨모터스에 투자한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입장문과 관련해 몇 가지 질문을 더하자 강 회장은 “투자자들 문제에 대해선 내가 다 꿰고 있지 못하다”면서 대화를 끝냈다. 강 회장이 답답해하는 심정을 어느정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여러 의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무조건 ‘믿어달라’고 하는 해명은 시장 참가자들의 의혹을 잠재우기엔 부족한 하소연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졌을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매출액으로 보면 쌍용차의 30분의 1 수준인 중소기업이 쌍용차를 인수할 자금을 조달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엔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등 일부 재무적 투자자(FI)가 이탈을 선언하면서 인수 불발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다. 자금 마련 계획도 부실한 마당에 수년 째 적자에 시달리는 쌍용차 구조조정을 이 회사가 성공시켜 회생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

이런 잡음이 나오는 이유가 온전히 에디슨모터스만의 역량 부족 문제는 아니다. 이해 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수만명의 고용 문제가 직결된 이번 인수·합병에서 상황을 매끄럽게 이끌어갈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아직도 기싸움 중이다. 에디슨모터스는 “투자계약 후 투입되는 운영자금 500억원에 대해 사용처 등을 감독할 권리를 달라”는 반면, 쌍용차는 “인수 절차가 완료될 때 까지는 어렵다”고 하고 있다. 막후에서 갈등을 조율해줄 사람이 없다보니 쌍용차 측은 보수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강 회장은 쌍용차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인수를 포기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산업계 혼란은 몇 년전부터 국내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4년 전 제너럴모터스(GM)가 군산공장을 철수할 때도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은행 등은 모두 내 소관이 아니라는 게 공식 입장이었다. 모두가 “우린 구조조정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실무책임자다”는 식으로 대응해 결국 피해는 GM과 직원들의 몫이 됐다.

급변하는 산업계의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이에 따른 후유증을 정부가 모두 책임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 관계를 막후에서 조율하고 최선의 해법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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