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기기 게임이 15세 이용가라니?' 게임학회 분노 성명

'와이푸-옷을 벗기다' 국내 15세 이용가 유통 / 게임물관리위원회 자체등급분류 제도 비판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Waifu)' 이미지. 모바일인덱스 갈무리. 뉴시스

 
캐릭터 옷 벗기기 게임 ‘와이푸(Waifu)-옷을 벗기다’가 국내에 ‘15세 이용가’로 유통되자 국내 학회가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6일 발표한 성명에서 “와이푸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여성 캐릭터 옷을 벗기고 수집하는 것”이라며 “이런 게임이 어떻게 중·고교생이 이용할 수 있는 15세 청소년 이용가가 됐는지 경악스러울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회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예산·인력의 한계를 이유로 구글·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에 심의를 위탁하는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운영능력은 물론 사후 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비판했다.

‘자체등급분류 제도’는 문화체육부장관으로부터 지정 받은 사업자(구글, 애플 등)가 등급분류기준 또는 게임위와 협약한 별도 기준에 따라 서비스 하는 게임물 등급을 자체적으로 분류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가 먼저 게임을 유통하면 게임위가 ‘사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학회는 자체심의 기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구글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글이 자체등급분류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문제가 발생한 후에도 와이푸를 차단하지 않고 기존 이용자들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숨긴 처리한 것도 잘못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구글을 향해 자체심의 기준을 전면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 구글이 공개하지 않을 경우 국회는 자체등급분류 기업 분류 기준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체부에도 게임위에 대한 근본적 구조개혁과 쇄신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와이푸-옷을 벗기다’는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게임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건을 넘기며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용자가 여성 캐릭터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여성 캐릭터가 입고 있는 옷이 하나씩 사라진다. 이용자가 게임에서 모두 이기면 여성 캐릭터는 속옷 차림이 된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와이푸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줄곧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달렸다. 이후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사이 ‘민원 신고’가 쏟아졌고 게임위가 그제야 모니터링을 실시해 스토어에서 사라졌다.

현재 앱마켓 검색창에서 검색도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삭제된 게 아닌 ‘숨김 처리’ 된 상태여서 기존 다운로드한 이용자들은 계속 게임을 할 수 있다. 게임위는 문제가 되면 삭제하고 사라지는 게 대부분이고 와이푸의 경우는 전체의 1%가 채 안 되는 경우고 설명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 선정성 논란이 재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낀다"면서 "코로나19를 거치며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률형 아이템 같은 사행성이나 이번과 같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다면 게임은 다시 국민적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