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알렉사, 낯선 땅에서 새로움을 개척하다

추승현 기자 2022. 1.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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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 사진=지비레이블 제공
[서울경제]

K팝이 좋아 미국에서 온 알렉사. K팝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걸그룹 선발 서바이벌에 도전했고, 고군분투 끝에 불모지였던 A.I라는 콘셉트의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신선하고 독특한 그의 콘셉트는 해외에서 먼저 알아보기 시작했다. 결국 ‘K팝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고향인 미국까지 진출하게 됐다. 꿈을 좇은 알렉사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 진행 중이다.

6일 발표된 신곡 ‘타투(TATOO)’는 알렉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스타일의 곡이다. 타투처럼 마음속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그리움을 그려낸 ‘타투’는 이전에 발표했던 곡들과는 다르게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다. 그는 “A.I 알렉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인간들의 감정을 느끼고, 생각보다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이 감정들을 지우고 싶어 애쓰지만 계속해서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있는 인간의 흔적들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알렉사의 팬들은 지난해 7월 발표한 ‘엑스트라(Xtra)’ 이후 곡의 방향성과 콘셉트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던 상황. 이런 팬들의 마음을 알고 있던 알렉사 역시 빨리 컴백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타투’는 감정의 디테일을 잘 표현해야 하는 곡이라 보컬, 안무, 뮤직비디오 등 앨범의 디테일을 수정하느라 늦어졌다고.

“이번 곡은 이제까지 들려드린 곡 중에 가장 대중적인 곡이에요. 많은 대중에게 알렉사의 이름을 알리고 싶고, ‘알렉사가 이런 목소리와 안무 스타일도 가지고 있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최근 가요계에 메타버스 바람이 불면서 그룹 에스파같이 A.I 콘셉트를 차용하는 가수들이 늘어났으나, 알렉사는 2019년부터 이 콘셉트를 추구해왔다. 다소 낯선 A.I 콘셉트에 알렉사는 데뷔 때부터 “어렵다”는 평을 많이 들어왔다.

“제가 조금 빨랐던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원래 SF 영화 광팬이라 처음에 콘셉트 이야기 들었을 때 정말 신났거든요. 데뷔 전에 K팝을 워낙 좋아해서 많이 보고 들으면서 자랐는데 A.I 콘셉트는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데뷔를 준비할 때 더 설레고 재미있었죠. 저의 모든 앨범들은 스토리라인이 이어져 있어요. A.I가 되기 전 청소년기를 보내는 알렉사부터 A.I가 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인간들의 감정, 마침내 A.I로 깨어나는 알렉사, A.I가 되고 난 후 일어나는 일들로 이뤄져 있죠. 영화나 드라마처럼 직접적으로 스토리를 표현하고 있지는 않아 팬들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것 같아요.”

지난해 11월에는 K팝 가수 최초로 메타버스 팬미팅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여파로 인해 또 새롭게 도전한 분야다. 메타버스 팬미팅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채팅으로만 소통한 것은 아니었다. 알렉사와 똑같은 가상인물을 만들기 위해 한두 달 정도 그래픽 작업을 거쳤고, 실제와 똑같은 옷과 헤어를 한 인물을 만들었다. 실제 공연장 같은 무대도 구현했다.

“팬들이 공연장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고, 무대 위에 올라와서 저와 함께 무대를 꾸밀 수도 있었어요. 그리고 실제 공연장에 가면 팬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데 저희는 춤을 같이 출수 있게 했죠. 제가 무대를 하면 수천 명의 팬들이 저와 같은 춤을 추면서 신나게 무대를 진행했고, 응원봉도 흔들 수 있게 만들었어요. 정말 공연장에 실제 온 것처럼 신나고 재미있는 팬미팅이었습니다.”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알렉사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 K팝에 한껏 빠졌던 그는 한국으로 와 K팝 걸그룹을 만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프로듀스 48’(2018)에 출연했다. 쓰디쓴 실패를 맛봐야 했지만 2019년 솔로 가수로 데뷔하며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사실 아직 크게 실감은 나지 않아요. 제가 첫 방송을 했던 KBS2 ‘뮤직뱅크’ 이후로 코로나19 때문에 팬들을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거든요. 하지만 한국에서 스케줄이 많아서 피곤할 때도 있어도 가수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생각하면 진짜 행복하고 즐거워요.”

미국에서 온 그가 그토록 바라던 ‘K팝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달고 미국에 진출한 것은 뜻깊은 일이다. 최근에는 K팝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대면 팬 사인회를 개최하고, LA다저스 경기 전 미국 국가 제창을 했다. 데뷔 후 코로나19가 창궐해 미국에 가보지 못하다가 무대를 위해 가게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너무 큰 무대라 긴장을 많이 했었고, 수만 명의 관중들 앞에 서본 적이 없어서 정말 떨리고 설렜어요. 또 데뷔 이후 처음 부모님을 만났는데 가족들 앞이라 더 긴장되고 떨리더라고요. 모두 생각보다 너무 반겨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팬미팅은 데뷔 이후 첫 대면 팬미팅이었어요. 그동안 팬들을 온라인상으로만 만나왔는데 직접 만났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동적이었고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미지의 영역에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알렉사의 롤모델은 가수 제시다. 미국 출신 K팝 아티스트가 되어 다시 해외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제시 선배님은 예능이나 가수 등 다방면에서 매력을 보여주시고 있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제시 선배님이 진행하는 ‘쇼!터뷰’에 나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님인 것 같아요.”

“저는 앞으로 음악적으로나 콘셉트적으로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알렉사라는 가수가 오랫동안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는 가수라고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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