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도전 대신 FA 일찍 했다면..돈복 없는 선수들의 불운

이상학 2022. 1. 7. 06: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돈복'은 타고난다는 말이 있다.

FA 계약 후 2년 연속 특급 활약을 펼친 전준우는 최고의 가성비 선수로 떠올랐다.

FA 가격이 선수 가치에 비례하지 않은 케이스가 됐다.

커리어 전체로는 뛰어나지만 FA를 앞두고 부진한 선수들도 돈복이 없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병호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돈복’은 타고난다는 말이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좋은 실력과 커리어를 가졌어도 유독 돈복이 없는 선수들이 있다. 

역대 최고액 989억원이 쏟아진 올 겨울 FA 시장에서 박병호(KT)는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박병호는 지난 연말 키움을 떠나 KT와 3년 총액 30억원에 FA 계약했다. 만 35세 늦은 나이에 첫 FA 자격을 얻은 박병호는 원소속팀 키움에 22억5000만원의 보상금을 안기면서 떠날 때까지 팀에 아낌없는 나무가 됐다. 그러나 박병호 개인적으로는 명성에 비해 돈복이 따르지 않은 케이스다. 

박병호로선 메이저리그 도전으로 FA 취득이 늦어진 게 아쉽다. 지난 2015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절차를 통해 빅리그에 데뷔한 박병호는 2년 만에 미국 생활을 접고 복귀했다. 2016~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연봉 275만 달러씩, 총액 550만 달러(약 65억원)를 받았지만 2018년 키움 복귀를 결정하면서 2018~2019년 연봉 총액 600만 달러(약 72억원)를 포기했다. 

2018~2019년 키움에서 2년 연속 연봉 15억원씩, 총 30억원을 수령했지만 미네소타 잔류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반도 되지 않았다. FA 자격이 아니라 포스팅으로 미국에 가는 바람에 복귀 후 FA 취득까지도 4년이 더 필요했다. 

만약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2017년 시즌을 마친 뒤 만 31세에 FA가 될 수 있었다. 당시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나이로 ‘에이징 커브’ 우려는 없었다. FA 계약 규모도 지금의 3~4배 이상 가능했다. 꿈을 돈으로 매길 순 없지만 역대급 홈런왕이 FA 대박 한 번 치지 못한 건 아이러니다. 

박병호의 경우 스스로의 선택이었지만 시기를 잘못 만난 불운의 선수들도 있다. 전준우(롯데)가 대표적이다. 전준우는 2019년 타율 3할1리 22홈런 83타점 OPS .840으로 활약한 뒤 FA로 나왔다. 그러나 하필이면 시장에 한파가 몰아쳤다. 대부분 팀들이 긴축 경영과 내부 육성을 이유로 지갑을 열지 않았다. 결국 해를 넘겨 4년 34억원에 원소속팀 롯데와 재계약했다. 

전준우 /OSEN DB

FA 계약 후 2년 연속 특급 활약을 펼친 전준우는 최고의 가성비 선수로 떠올랐다. 올 겨울 FA 외야수 6명 모두 최소 60억원 이상 대박을 치면서 전준우의 불운이 조명되고 있다. 같은 해 FA로 나온 유격수 오지환(LG)의 4년 40억원 계약도 구단 친화적인 계약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선수 입장에선 타이밍이 안 좋았다. FA 가격이 선수 가치에 비례하지 않은 케이스가 됐다. 

커리어 전체로는 뛰어나지만 FA를 앞두고 부진한 선수들도 돈복이 없었다. 김상수(삼성)는 왕조 시절 주전 유격수로 승승장구했으나 FA 전 2년 연속 부진했다. 2019년 3년 최대 18억원 계약을 맺는 데 만족했다. FA 계약 후 2루수로 옮겨 2년 연속 호성적을 내면서 돈값 이상을 했다. 통산 101승 투수 유희관(두산)도 FA 시즌 부진과 만 35세 나이에 발목이 잡혀 1년 10억원에 만족했다. 비FA 기간에도 고연봉을 받긴 했지만 모든 선수들의 꿈인 FA 대박은 딴 나라 이야기였다. 

은퇴 선수 중에선 삼성의 원클럽맨 외야수 박한이가 돈복이 따르지 않은 대표적인 선수였다. 누구보다 꾸준하지만 과소평가됐던 그는 2010년 첫 FA로 2년 10억원으로 헐값 대우를 받았다. 당시 FA 시장의 찬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2013년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뒤 두 번째 FA가 된 그는 4년 28억원에 계약하며 일찌감치 삼성에 남았다. 계약을 마친 후 FA 시장에 광풍이 몰아쳐 금전적으로는 손해를 본 선택이 되고 말았다. /waw@osen.co.kr

박한이 /OSEN DB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