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의회 난입 사건 9·11 테러 비유했다가 우파에 '뭇매'
9·11 테러, 진주만 공격과 의회 난입 사건 비교
우파 진영 "수천명 사망한 사건과 같나, 역사적 관점 결여" 비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미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1주년을 맞아 대국민 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난입 사태를 일본의 진주만 공격, 9·11 테러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했다가 우파 진영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어떤 날짜들은 역사 속에서 내내 메아리친다”며 1·6사태를 9·11 테러가 발생했던 2001년 9월 11일,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발생한 1941년 12월7일과 함께 ‘비극의 날’이라고 명명했다. 이어 “(1·6 사태 당시) 나는 부통령 당선인이자 현직 상원이었다”며 “미국이 여러 세대 동안 지키려 행진하고 피켓을 들고 피를 흘려왔던 (미국의) 제도, 가치, 이상을 (폭도들은) 공격하려 했다”라고 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단상에 오른 뒤 대통령 보다 먼저 연설을 진행했다.
1·6 사태는 2021년 1월 6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공식 확정하기 위한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도중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결과에 불복해 의사당에 난입한 것을 말한다. 시위대 4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고 최소 140명의 경찰관이 다쳤다. 당시 진압에 참여했던 경찰관 중 4명은 이후 자살했다.
해리스 부통령 연설이 끝나자 우파 성향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의 제리 던리비 기자는 트위터에 “의회 난입 사건은 옳지 않았고, 정치적 폭력도 잘못됐다는 것도 맞다 그리고 가담자들은 기소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2000여명이 사망한 진주만 사건과, 2900여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9·11 테러와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글을 올렸다. 뉴욕포스트도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은) 너무 과장이 심하다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리스 부통령 발언이 비판을 받고 있는데 입장이 어떻냐’는 질문에 “우리 역사상 매우 어두운 순간에도 국회의사당을 점거하려 하고 심지어 하원의장을 협박하려는 일은 없었다”며 “(이런 비교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협을 해결하는 방편으로 여겨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 발언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건들(1·6 사태, 진주만 습격 등)의 한 부분이 되지 않기 위해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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