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달 착륙보다 어려운 '특수학교' 설립

정지형 기자 2022. 1. 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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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지난 5일 올해 주요업무를 발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초구에 있는 공립특수학교인 '나래학교'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공립특수학교 설립 중장기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총 9개교를 만들겠다고 했다.

교육청은 법규 미비와 각종 인허가·심의 절차 등으로 특수학교 설립 기간을 줄이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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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까지 서울에 공립특수학교 9개교 설립 계획
18년 더 기다려야..2030년에는 달에 착륙한다는데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공립특수학교 서울나래학교. 2019.9.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5일 올해 주요업무를 발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초구에 있는 공립특수학교인 '나래학교'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나래학교는 2002년 종로구 경운학교에 이어 17년 만인 2019년에 개교한 공립특수학교다.

다른 점은 모르겠지만 특수학교 확충은 조 교육감이 대체로 잘했다고 평가받는 대목이다. 거주지 주변에 특수학교가 없는 장애학생은 편도로 1시간 이상 걸리는 통학길을 오가야 했다.

강서구 서진학교(2020년 개교)까지 포함해 재임 중 공립특수학교를 2개나 개교시킨 조 교육감으로서는 본인을 드러내기 좋은 장소였을 테다.

2개교가 늘어나긴 했지만 특수학교 부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는 전체 25곳 중 8곳에 달한다. 여전히 1시간 이상 걸리는 통학길을 오가야 하는 장애학생들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도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특수학교 전학을 희망한다며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공립특수학교 설립 중장기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총 9개교를 만들겠다고 했다.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 중 설립 소요가 낮은 곳을 뺀 7곳에 우선 설립을 추진하고 권역별 거점 역할을 하는 2개교도 동남권과 서북권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밑그림 단계인 기본계획으로 실제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2025년까지 1개교, 2030년까지 3개교, 2025년까지 3개교, 2040년까지 2개교를 설립한다는 로드맵을 그렸지만 아직 학교설립 용지도 확보되지 않았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특수학교가 모두 설립되려면 18년을 기다려야 한다. 일부 주민 반대로 설립계획 마련 이후 개교까지 6년이 걸렸던 서진학교를 생각하면 18년을 넘길 가능성도 크다.

교육청은 법규 미비와 각종 인허가·심의 절차 등으로 특수학교 설립 기간을 줄이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부지 확보부터 토지 보상, 반대 주민 설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용지 조성 특례대상에 특수학교를 추가하는 학교용지법 개정안이 지난 11월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17년 제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또 특수학교 설립 때마다 주민 반대도 만만치 않아 자치구에서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사업이다.

18년이라는 시간 속에는 제도의 한계 탓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의지의 부족이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게 쌓여있는 셈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발사체를 이용한 달 착륙을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주 공간을 건너는 것보다 지금 서있는 땅 위에 학교를 짓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 됐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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