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관 교수의 예비 엄마 똑똑 가이드] 숨 너무 가쁠 땐.. 비닐봉지 대고 숨 쉬어 보세요

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2022. 1. 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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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임신 중 각종 위기 대처법

임신을 하면 신체 여러 곳에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경미한 증상부터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까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너무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대응과 처치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물이 넘어오고 속이 쓰려요

신물이 넘어오면서 속이 쓰린 증상은 잠깐 불편한 정도부터 종종 목이 타들어 가는 통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임신 중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부위의 괄약근이 상대적으로 이완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과식을 하거나 자극성 있는 음식을 먹으면 더 심해질 수 있다. 먹고 난 뒤 바로 눕지 않고 잘 때 머리를 높게 하면 도움이 된다.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위산 분비 억제제와 제산제를 규칙적으로 먹으면 된다. 둘 다 임신 중 어느 시기나 복용할 수 있는 안전한 약이다.

자료=전종관 교수 저서 ‘작은 변화에도 걱정이 많아지는 예비 엄마들에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하면 장운동이 감소하고 장이 자궁에 눌린다. 정상 배변 습관을 가진 여성도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충분히 물을 마시고, 김치·미나리·시금치 등을 섭취하면서 적절하게 운동하면 예방할 수 있다. 임신부에게 처방하는 변비약들은 장에서 흡수되지 않아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 임신 중에는 변비가 심하더라도 가능하면 지용성 제제나 강력한 설사제 복용, 관장 등은 하지 않는다. 철분제가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먹는 간격을 늘리거나 용량을 줄이거나 잠시 먹지 않으면 도움이 된다.

◇가려워서 잠을 못 자요

임신 30주가 넘어가면 자리에 누우려다가 숨이 막혀 일어나 숨을 몰아쉬어야 겨우 편안해진다. 임신부에게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심장이나 폐에 질환이 없던 여성이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숨이 찬 증상이 임신 중 호르몬의 변화로 생길 수 있다. 과호흡 시간이 길어지면 손발이 저리기도 하며 이때는 비닐봉지를 입에 대고 내쉰 숨을 다시 마시면 금방 좋아진다. 과호흡을 하면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배출되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범위 아래로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봉지를 이용해 환자가 내쉰 숨(이산화탄소)을 다시 들이마시면 응급 처치가 가능한 셈이다.

임신 중 가려움증은 매우 흔한 증상으로 임신 3분기(임신 기간 중 후반 3분의 1)에 잠 못 드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관절 안쪽, 젖꼭지, 목, 얼굴 등에 건조하고 두꺼운 비늘 모양의 붉은색 습진이 나타날 수 있다. 배와 엉덩이, 다리에 작은 발진이 모여서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한다. 팔의 바깥쪽에도 가려움증이 생긴다. 이 경우 가려운 부위를 차게 하거나 보습제를 바르고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국소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면 좋아진다. 드물게 경구용 스테로이드가 필요한 임신부도 있다.

몸 전체가 매우 심하게 가렵지만 발진은 없고 피부에 가려워서 긁은 자국만 있는 임신부는 혈중 담즙산을 검사한다. 높게 측정되면 임신성 간 내 담즙 정체로 진단할 수 있으며 우루사를 처방한다.

◇소변을 너무 자주 봐요

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임신 중에는 다리나 외음부에 굵고 꼬불꼬불한 혈관이 보이는 정맥류가 종종 나타난다. 임신한 자궁이 정맥의 흐름을 방해해서 생길 수 있다. 다리를 높은 데 얹고 자거나 압박 스타킹을 사용하면 좋아질 수 있다. 치질은 임신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생긴다. 분만하기 전까지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변비로 힘을 과하게 주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평상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없으면 다행이지만 통증이 있으면 하루에 3~5회 정도 약간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좌욕하면 많은 경우 증상이 완화된다.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바르는 진통제를 쓸 수 있다. 분만 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므로 임신 중이나 분만 직후에 수술하지 않는다. 수술은 분만 후 2~3개월까지 경과를 살펴보면서 결정하면 된다.

임신을 하면 소변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간다. 자다가 깨서 화장실에 갔는데 얼마 나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요의를 느낀다. 자궁이 커지면서 방광을 눌러 나타나는 현상이다. 임신 말기가 되면 태아가 움직이면서 머리나 발로 방광을 자극해서 더 심해질 수 있다. 잠자리에 들기 한두 시간 전부터 물을 마시지 않고 자기 직전에 화장실을 가면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임신에 의한 생리적 현상이 아니라 방광염의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통증이 동반되거나 의심되면 소변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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