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화재에 삼성·TSMC가 긴장한 이유

한지연 기자 2022. 1. 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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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화재에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1·2위 TSMC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화재가 난 ASML이 극자외선(EUV)장비를 사실상 독점공급하고 있는 반도체 업계 '슈퍼 을'이기 때문이다. EUV 장비는 반도체업계에서 선단공정을 위한 핵심 장비로 여겨진다.

6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앞서 3일 ASML의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불이 나 공장 일부가 현재까지 폐쇄된 상태다. 해당 공장에선 EUV장비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ASML은 "전체 3만2000㎡(제곱미터)의 공장 부지 가운데 피해 부지는 200㎡(제곱미터)정도"라며 "(폐쇄된 일부 외)다른 공간은 여전히 차질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마냥 안심할 순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UV장비의 대체할 수 없는 중요성 때문이다. EUV장비는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포토공정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극자외선 파장 광원은 기존 광원보다 파장 길이가 10분의 1미만으로 짧아서 회로를 보다 미세하게 그려낼 수 있다. 때문에 10나노미터(㎚,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선단공정에서 EUV장비는 필수적이다.

포토공정은 반도체를 만들 때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내는 과정을 뜻한다. 반도체는 선폭의 회로가 얇을수록 그 성능이 높아지는만큼, 나노 단위의 초미세 공정 경쟁이 이뤄지는 반도체회사들은 경쟁력을 갖기 위해 EUV장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EUV 장비는 특히 파운드리 부분에 많이 사용된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5nm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EUV장비를 이용해 양산 중이다. 두 회사는 차세대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기술을 적용한 3nm 시스템 반도체 양산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양산 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잡은 상태다. TSMC의 로드맵은 내년 하반기다. GAA 기술은 기존의 핀펫 기술 공정보다 고효율·고성능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는 GAA기반 3나노 공정 양산에 먼저 성공하는 회사가 파운드리 시장의 확실한 승기를 잡게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는 2025년부터 2nm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고, TSMC도 올해 4분기 시험 생산팀을 발족한다고 발표했다. 이같이 두 회사의 명운이 달린 최첨단 미세 공정 경쟁에도 EUV 장비가 빠질 수 없다.

ASML은 시장점유율 84%로 사실상 EUV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작년 1분기 기준 ASML의 매출 비중은 44%가 삼성전자, 43%가 TSMC였다. 최근들어 삼성전자와 TSMC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와 인텔, 마이크론 등 다수의 반도체업체들이 EUV장비 확보에 나서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ASML의 EUV장비 연간 생산량은 50대 내외다.

때문에 반도체 업계는 이번 ASML 공장 화재로 인한 피해가 혹여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공급난에 또 한번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사히로 와카스기 연구원은 "ASML의 EUV장비 핵심 부품이 생산되는 공장 화재로 출하량이 10% 감소하면 전세계 EUV장비 공급이 일시적으로 8.4%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EUV장비가 주문부터 공급에 걸리는 리드타임이 긴 제품인만큼 이번 공장 화재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EUV장비 리드타임은 1년에서 1년반 정도다. 연 단위 장기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충분히 화재 피해를 복구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EUV장비가 장기간 리드타임이 필요한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지금으로선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ASML공장 화재로 EUV장비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파운드리업체들의 최첨단 공정 전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EUV장비 리드타임이 상당히 긴만큼 실제 영향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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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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