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자이 땅 단돈 만원" 뜨자 서버 폭주..가상 부동산, 투자 가치 있을까

강민수 기자 2022. 1. 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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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부동산 플랫폼 '트윈코리아'의 홍보 영상. /사진=유튜브 갈무리


단돈 만 원으로 반포자이 땅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

불가능한 일 같지만 가상 부동산 시장에서는 가능하다. 최근 부동산 투자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가상 부동산 시장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대리만족 심리와 성장 기대감으로 주목을 받지만 섣부른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상 부동산 플랫폼 '세컨서울'은 지난달 29일 베타 서비스를 론칭한 지 하루 만에 종료했다. 예상치 못한 이용자 폭주로 서버 점검에 나선 지 몇 시간 안 돼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이다. 세컨서울은 베타 서비스 운영을 중단하고 핵심 개발팀을 투입해 정식 서비스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세컨서울은 실제 서울 지역을 수만 개의 타일로 나눠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이다. 모바일 포인트 광고 플랫폼 업체 엔비티의 100% 자회사인 엔씨티마케팅이 개발했다. 지난해 11월 18일에는 사전신청 접수를 개시한 지 하루 만에 타일 6만9300개가 모두 완판됐다.

이용자가 대거 몰리면서 세컨서울은 안정적 서비스 개발을 위해 서비스 제공 주체를 엔씨티마케팅에서 엔비티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세컨서울의 흥행 소식에 엔비티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21% 넘게 올랐다.

김승혁 엔비티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서버 등 안정성 측면을 보완해 내년 1월 중으로 1차 오픈을 할 예정"이라며 "2차 및 3차 오픈은 각각 6월과 12월 중에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1초' 만에 가로수길 완판…투자자들, 가상 부동산에 '진심'인 이유

지난해 12월 30일 이용자 폭주로 가상 부동산 플랫폼 '세컨서울'은 베타서비스 오픈 하루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진은 이용자 폭주 당시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세컨서울 홈페이지

세컨서울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0일 전국 단위 메타버스 기반 부동산 플랫폼 '트윈코리아'는 서울 지역 사전청약 개시 9시간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특히 '신사-가로수길'(11초), '강남역(17초)', '청담동(20초)', '압구정-도산공원/로데오(26초)', '홍대(29초)' 등이 핵심 도심지역은 개시 1분도 채 안 돼 청약이 마감됐다.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 부동산 열풍은 해외 플랫폼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론칭한 호주의 가상부동산 플랫폼 '어스2(Earth2)'의 한국 이용자 자산 총액은 1707만7833달러(약 204억원)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또 다른 부동산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의 지난 9월 한 달간 한국인 활성 이용자 수는 7067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2위였다.

어스2는 구글의 3차원 지도 '구글 어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가상 부동산 플랫폼이다. 디센트럴랜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현실의 땅에 가격을 매겨 판매한다.

가상 부동산이 유행하는 배경으로는 대리만족과 수익 실현 기대감이 꼽힌다. 수십억원, 평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호가하는 실제 부동산에 비해 가상 부동산의 타일(또는 셀)당 가격은 1만~10만원 안팎이 대부분이다. 세컨서울이 판매한 서울 지역의 타일당 가격은 1만원이었다.

예를 들어 어스2에서 거래되는 신사동 가로수길 타일당 가격은 39달러(4만6000원)에 불과하다. 가로수길 인근 빌라 1가구의 매매가(20억~30억원)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돈이다. 단돈 수만~수십만원으로 현실에서 살 수 없는 노른자땅을 소유하는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현실 부동산 못지않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도 있다. 실제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시장 형성 초기에 상승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매입해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제도권 보호·수익모델 불확실…"섣부른 투자 유의해야"

/사진=트윈코리아 홈페이지

다만 가상 부동산과 실물 부동산과 괴리는 유념에 둬야 한다. 실물 부동산의 땅은 유일무이하지만 이를 기초로 한 가상 부동산 플랫폼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결국 플랫폼의 지속 및 성장 여부에 따라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는 가상 부동산의 가치도 달라진다.

'트윈코리아'를 운영하는 안병익 식신 대표는 "시장 초창기에는 여러 플랫폼이 등장하겠지만 결국 경쟁력이 있고 생태계를 확산시키는 쪽으로 사용자들이 집중될 것"이라며 "포털 시장 초창기에도 여러 업체가 등장했지만 결국 네이버, 다음 등만이 살아남은 것과 비슷한 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권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아직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등 가상자산에 대한 국내 금융당국의 법제화는 걸음마 단계다. 자본시장법이 적용되는 금융상품이 아닌 만큼 법적인 보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수익모델이 명확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가상 부동산 플랫폼은 물론 상당수 메타버스 업체는 적자를 내는 곳이 많다. 이들 플랫폼이 제시하는 미래 수익모델이 견실한지, 현실성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트윈코리아는 맛집 정보 서비스 '식신'에 기반해 디지털 생태계와 실물 생태계의 연계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안 대표는 "전국 75만개 이상의 식당과 5만개의 결제 가맹점이 제휴돼 있다"며 "트윈코리아 사용자들은 상점 및 식당에서 리뷰 작성 및 영수증 업로드 등 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획득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보상 포인트 가운데 일부는 셀 소유주에게 수익으로 적립이 된다"며 "셀에 위치한 상점들의 마케팅 광고를 통해서도 수익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세컨서울은 엔비티가 기존에 해오던 포인트 광고 사업을 기반을 둔 수익화를 노린다. 김 CFO는 "엔비티는 2012년부터 광고 수익을 통해 유저들에게 포인트로 돌려주는 리워드 사업을 계속해왔고 이는 상당히 큰 강점"이라며 "세컨서울도 트래픽을 통한 광고 수익화와 소상공인과의 협업을 통한 구조로 토지 소유주분들께 수익을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할 필요도 있다. 일각에서는 세컨서울이 NFT 형태로 가상 부동산을 발급하는 것처럼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아직 도입 이전 단계다. 세컨서울은 향후 2차 및 3차 서비스 오픈 시점에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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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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