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얼마 주나요?" 삼성전자 CEO에 쏟아진 MZ세대 질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대표이사가 지난 5일 오후 진행한 임직원 소통 방송 ‘위톡’에 젊은 직원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역대 최대 실적이라던데 우리는 특보(특별 보너스) 얼마 주나요?” “인사 제도 개편은 어떤 의미로 한 건가요?” 경 대표는 지난달 취임 이후 매주 사내 방송에 출연했고, 이번이 세 번째 행사였습니다.
한 시간 남짓한 방송에서 경 대표는 직원들의 직설적 요구에 “성과 배분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자”고 답했다고 합니다. 특별 보너스 등 보상 관련 질문이 쏟아져 나오자 경 대표가 당황해했다는 후문입니다.
삼성 직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MZ세대 직원들의 주된 요구는 ‘제대로 된 보상’에 쏠려 있습니다. 최근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월 기본급 300% 수준의 특별 성과급 지급 방침을 밝히자, 지난달 200% 수준의 보상을 받은 삼성 직원들이 대표이사에게 직접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연공서열 타파를 골자로 이달부터 시행 중인 인사 제도 개편안에 대해서도 노조와 일부 직원은 ‘절차가 불투명하고 보상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 측의 고민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보상 수준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나 소위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로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죠. 한 삼성 임원은 “직원들도 달래야 하고, 밖으로는 코로나로 봉쇄 중인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의 생산 차질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경영 현안을 살펴보기에도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삼성전자 CEO가 매주 바쁜 시간을 쪼개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그만큼 ‘사람, 일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뜻일 겁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CEO가 매주 직원들의 질문 수천 개를 직접 읽고 답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삼성이 소통과 경쟁력 강화의 균형점을 잘 찾아 현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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