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안 만삭 임산부.. 코로나 검사 기다리다 유산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2. 1. 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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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봉쇄 조치가 내려진 중국 시안에서 한 아이가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신화통신

인구 1300만명의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도시를 전면 봉쇄하고 시민들의 외출을 금지한 가운데 만삭의 임신부가 병원에 들어가지 못해 길거리에서 아이를 유산하는 일이 발생했다. “생명보다 방역이 더 중요하냐”며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시 보건 당국은 병원 관련자를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6일 남방주말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 임신부 A씨는 산통을 느꼈다. 의료 구조 전화인 120이 계속 통화 중이자 경찰 신고 전화인 110에 전화를 걸어 사정한 끝에 시안 가오신(高新)병원에 도착했지만 병원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병원 측은 당국의 방역 지침에 따라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진입을 막았다. A씨는 병원 앞 도로에서 플라스틱 의자에 앉은 채 2시간을 기다렸고 거리에서 하혈까지 한 후 8개월 된 아이를 유산했다. 산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비디오가 4일부터 중국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방역도 중요하지만 위급한 환자를 방치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결국 시안 보건 당국은 5일 전문가를 병원에 파견해 조사에 나섰고 시안시는 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병원 대표를 직무 정지하고, 관련 책임자를 면직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매체 차이신은 시안에 사는 한 여성이 올린 글을 인용, 해당 여성의 아버지가 지난 2일 협심증이 재발해 병원에 갔지만 코로나 중(中)위험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병원에 들어가지 못했고 결국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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