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우리가 뽑은 대표" 이준석 "세번 도망가면 사퇴" 화합..李, 택시운전사 자처도

한기호 2022. 1. 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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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관계 尹-李 최고위서 인선 충돌 직후 열린 의총..'李 성토대회'로 격화
오후 참석 李 연설로 '대선 승리' 진정성 피력..尹 동참해 "힘 합치자" 포옹
李 "평택까지 택시로 모시겠다" 제안에 尹 '엄지 척'.."우린 피같은 당원" 단합 과시
극한 대치 끝에 전격 화해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국회사진기지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저녁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이준석 당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당 대표 퇴진 논의가 이뤄지던 의원총회에 막판 동시 참석하면서, 쌓여온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를 여러분이, 국민이 뽑았다"고, 이 대표도 "우리 후보가 유일한 야권후보"라고 서로의 위상을 확인해주며 '원팀' 재출발을 알렸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국회에서 비공개 의총을 거듭해 열면서, 그동안 선거대책위원회 이탈과 윤 후보 측을 향한 비판으로 내홍 우려를 키워온 이 대표의 직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 여부를 논의했다. 이른 아침 최고위원회에서부터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권영세 사무총장·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 의결을 놓고 '극한 대립'한 뒤 진행된 터여서, '후보 중심' 선거운동을 요구해온 의원들의 불만이 팽배했다. '변화와 단결'이 주제였으나, 윤 후보와 함께 참석을 예고했던 이 대표는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비공개 의총에선 원내지도부 일원인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가 첫 발언자로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제 당 대표 사퇴에 대해 결심을 할 때가 됐고 여기서 결정하자"고 포문을 열었다. 의원들은 '이 대표 언행이 현재 심각한 일탈 상황'이라는 만장일치 의견과 함께 대다수가 동의한 '대표직 사퇴' 요구를 담은 결의안 추인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표가 의총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 반전 조짐이 보였다.

그간 이 대표의 윤 후보 측 저격 등 행보를 겨눠 내부에서 질타를 쏟아내던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비공개 의총 참석을 요구했고 이 대표는 공개 토론 제안으로 맞받으며 긴장이 고조됐다. 결국 이 대표의 모두발언 후 비공개 토론을 이어가기로 절충한 뒤, 이 대표는 오후 5시20분쯤 의총이 열린 국회 예결위회의장을 찾아 약 30분간 공개 연설을 한 뒤 비공개로 전환해 의원들과 의견교환을 했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존경하는 의원님들께서 의견을 모아서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저는 지정해 주신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면서도 "그 방식으로는 절대 우리가 대선 승리를 위해서 확보해야 되는 젊은 층의 지지는 제가 같이 가지고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자발적 젊은 세대 참여 문화'에 기반한 선거대책을 풀어놓았다. 자신의 지난 16일간 선대위 이탈과 윤 후보에게 제안한 '연습문제' 용어에 직접 '사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공개 토론 이후 이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저는 우리 후보가 유일한 야권후보라는 생각"이라면서도 "제가 위험을 과장하는 게 아니다. 냉정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우리가 어떤 약간의 지지율로, 2030이 이탈된 상황에서는 당의 존립에 관해 큰 위협이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대선승리 방향에서 이견이 있을수 있어도 진심을 의심하지 말아달라"며 "다른 생각이 있어서 저런 게 아니라면 대화와 소통이 된다. 의총에서도 대화할 수 있다. 저는 대선 승리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는 오늘내일 후보와 진솔한 대화를 할 것"이라며 "서로 오해가 풀리고 국민이 감동받는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의원들께 보답하게 되길 바란다"고 발언을 마쳤고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오후 8시쯤, 이 대표의 발언 도중 의총장 문을 열고 들어선 윤 후보는 발언대로 나와 "모든 게 다 후보인 제 탓이다. 오늘 의원들도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이 대표도 의원들에게 본인 입장을 다 설명하신 걸로 안다"며 "이 대표를 여러분이, 국민이 뽑았다. 저와 대표와 여러분 모두 힘 합쳐서 3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가 미흡한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당이란 게 뭔가. 선거의 승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 아닌가"라면서 "저희가 대의를 위해 지나간 걸 다 털고, 오해했는지도 아닌지도 다 잊자"고 당부했다.

이 대표도 이에 "세번째로 도망가면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발언이 각각 끝날 때 의원들은 박수로 호응했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취지로 포옹을 나누자 박수에 환호가 더해졌다.

마무리발언 과정에서 이 대표는 "오늘 후보님이 의총 직후 평택에 가시는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제가 국민의힘 대표로서, 그리고 택시 운전 면허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님을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윤 후보가 제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이며 호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의원들로부터도 박수가 이어지자 이 대표는 "이렇게 쉬운 걸 말입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의총 직후에도 윤 후보는 취재진에게 "화해라고 할 것도 없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저희는 피같은 당원이다. 우리 국민의힘에 같이 뼈를 묻기로 한 사람"이라며 "저희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이 수행해야 할 국민들의 명령을 똑같이 받들겠다"고 단합을 다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출고해 수행 기사 없이 출퇴근용으로 써오던 전기차 아이오닉에 윤 후보를 태워 평택으로 출발했다. 뒷좌석에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신임 사무총장이 앉았다. 이들 4명은 이처럼 한 차에 올라 경기 평택에서 순직한 소방관 빈소로 이동했다.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한시간여 운행동안 지난 2주일 공백을 일시에 메울 수 있는 참신한 선거 전략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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