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대선후보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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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테세 미국 보스턴대 심리학과 교수가 1980년 이후 대선 TV토론을 분석한 결과 2000년 조지 W 부시를 제외하곤 모두 눈을 덜 깜빡인 후보가 승리했다고 한다.
2008년 존 매케인과 버락 오바마가 맞붙었을 때 1차 TV토론에서 1분당 매케인은 104차례, 오바마는 62차례 눈을 깜빡였다.
반면 2012년 대선 1차 TV토론에서 오바마는 밋 롬니에게 완패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그동안 TV토론을 기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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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에서 매끈하게 질문하고 대답한다고 해서 꼭 좋은 점수를 받는 것도 아니다. 2012년 대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로부터 공격을 받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결국은 유권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2016년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도 마찬가지다. 똑똑하고 말 잘하는 힐러리보다는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인 트럼프의 화술이 백인 유권자를 사로잡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그동안 TV토론을 기피해 왔다. 법정 토론회 3회만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토론을 하면 결국 싸움밖에 안 난다”며 ‘토론 무용론’까지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맞장토론 제안에 “대장동 특검을 받으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군색하다는 인상까지 주었다. 토론에서 잦은 말실수와 ‘손바닥 왕(王)자’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른 게 그를 위축되게 만든 것 같다.
그러나 토론 없는 선거는 상상하기 어렵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한국에 처음 도입된 이후 TV토론은 이미 선거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치닫고 있는 대선을 정책 경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토론회는 꼭 필요하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후보 상호 간 TV 토론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응답이 65.7%를 차지했다. 선대위 해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은 윤 후보가 TV 토론에 적극 나서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니 다행이다. ‘환골탈태’를 다짐한 윤 후보가 TV토론에서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유권자가 많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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