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의삶과철학] 작심삼일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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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다들 새해를 맞아 새로운 결심을 했을 것이다.
담배나 음식의 유혹을 잘 이겨 나가는 분도 계실 것이고, 작심삼일이 된 분도 계실 것이다.
결심을 못 지키는 것은 철학에서 고대 그리스 때부터 중요한 주제인데 '아크라시아'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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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크라시아를 두고 위대한 두 철학자의 견해가 달랐다. 먼저 소크라테스는 아크라시아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어떤 사람이 올바르게 파악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제력 없는 행위를 할 수 있는가?”라고 말한다. 예컨대 담배를 피워서 몸을 상하게 하는 고통보다 지금 당장 담배를 피워서 생기는 쾌락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작심삼일하는 사람이 비난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자제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생각에 반대한다. 유혹에 참지 못하고 담뱃불을 다시 붙이는 사람은 흡연이 몸에 안 좋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성이 욕망과의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아는 것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실천하지 못한다고 보겠지만, 그는 알면서도 그것을 실천하는 습관을 쌓지 못하면 자제력을 잃고 만다고 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안다’라는 말을 둘러싼 논쟁인 것 같다. ‘자전거 타는 법’이라는 책을 읽으면 자전거 타는 법을 ‘안다’. 그렇다고 해서 자전거 탈 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식만 있어도 안다고 생각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그것을 익혀야 안다고 보는 것 같다.
최훈 강원대 교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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