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문 의사 있다. 문제는 가격"..개점 앞둔 고든램지 버거 가보니 [르포]
음식·인테리어·서비스 모두 고급화 전략
가격 놓고 의견 분분..버거 최고가 14만원
6일 정오께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한 수제버거 전문 레스토랑. 공식 오픈은 오는 7일인 까닭에 이날은 사전 예약을 한 소비자만 방문할 수 있었지만, 레스토랑은 그야말로 문전성시였다.
예약하고 왔어도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리면서 입구에는 소비자 20여명이 줄 서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도 발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보게 한 이곳은 영국 출신 스타 셰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의 '고든 램지 버거'다.
'고든 램지 버거'는 미슐랭(미쉐린) 스타 16개를 획득한 셰프 램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선보인 하이앤드 버거 레스토랑이다. 지난 201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처음 문을 연 뒤 영국 런던과 미국 시카고에 각각 2·3호점을 운영 중이다.
공식 오픈을 하루 앞둔 잠실점은 전 세계에서는 네 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첫 매장이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약 330㎡(100평) 규모로 조성된 이곳의 분위기는 입구부터 흔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와 사뭇 달랐다.
메뉴판에는 대표메뉴 '헬스키친 버거'와 비건 소비자를 위한 '베지 버거' 등 8종의 이름과 재료, 가격이 각각 적혀 있었다. 레스토랑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트러플(송로버섯)과 방사유정란 등 각종 고급 식재료가 사용된다.
레스토랑 관계자는 "프리 오픈 기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건 헬스키친 버거와 트러플 향이 가득한 '트러플 파마산 프라이즈'"라고 설명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레스토랑 한편에서 셰프들이 일사불란하게 요리하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었다.
주문 후 20분가량 시간이 지나자 헬스키친 버거의 실물을 마주했다. 이 버거에는 피클 대신 구운 할라페뇨와 토마토, 아보카도 등이 사용됐다. 미디움으로 구워진 패티는 잘게 갈지 않은 덕분에 소고기의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레스토랑에서는 버거와 핫도그, 샐러드, 프라이 등을 셰이크와 탄산음료, 차, 와인,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맥주의 경우 최근 급성장 중인 수제맥주 시장과 관련, 이태원 경리단길의 유명 브루어리 '맥파이'의 포터와 페일에일을 제공한다.
사전 예약을 통해 연인과 매장을 찾았다는 20대 소비자 A씨는 "아시아 최초로 들어서는 매장이라고 해 호기심이 생겼다"며 "가격이 비싼 편이긴 하지만, 한 번쯤은 방문할 만하다. 패밀리 레스토랑도 이 가격은 받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레스토랑에 따르면 버거류 가격은 대부분 2만7000원~3만3000원이지만, 14만원짜리 '1966버거'도 있다. 가장 비싼 1966버거에는 웻에이징(습식 숙성) 한우 채끝살(2+등급)과 트러플 페코리노 치즈, 12년산 발사믹 식초 등이 사용된다.
이날 가족과 레스토랑을 방문했다는 30대 소비자 B씨는 "조금 특별한 날 가족과 함께 와 식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재방문 의사는 있지만, 아무래도 가격 때문에 자주 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전 예약 시작 30분 만에 2000명의 예약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고든램지 버거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 수제버거 유치로 국내 버거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유서현 매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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