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롤러코스터 탄 국민의힘..尹·李, 파국 직전서 극적 봉합
尹 당무우선권 발동, 의총에선 李 사퇴요구..늦은밤 갈등 극적 봉합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유새슬 기자,김유승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의 갈등이 6일 극적으로 화합했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부터 갈등을 빚어온 두 사람은 이날 하루에도 '화해'와 '갈등'을 거듭한 끝에 늦은 밤, 두 사람이 손을 맞잡으며 마무리했다.
시작은 윤 후보의 화해 제스처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5, 9호선이 있는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출근길 인사였다. 앞서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제시한 3가지의 연습문제 중 하나가 출근길 인사로 알려졌는데, 윤 후보가 이를 수행하며 이 대표에게 우회적으로 화해의 손길을 보낸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출근길 인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제안이 출근길 인사에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질문에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 대표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연습문제를 이행한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관심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한 거듭된 관련 질문에는 "지금 얘기 안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가 아무런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출근길 인사에 나선 것에 대한 불쾌감으로 풀이됐다.
양측의 갈등은 권영세 사무총장,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으로 이어졌다. 권 사무총장과 이 부총장 임명안은 전날(5일) 선대위를 해촉하고 선대본부를 출범하며 '홀로서기'를 선언한 윤 후보의 쇄신 행보 중 하나다.
이 대표는 두 사람의 임명안이 최고위에 상정되는 것을 반대하며 윤 후보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이 대표는 권 사무총장 임명에 찬성했지만, 이 부총장 임명에는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 대표의 거듭된 반대에 '당무 우선권'을 발동, 이 부총장을 임명하며 두 사람의 갈등은 정점에 달했다.
같은 시각,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는 이 대표 퇴진론이 불거졌다. 최근 이 대표 행보에 대한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진 것이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의총은 낮 12시30분이 될 때까지 계속됐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를 옹호했지만, 이 대표를 성토하려는 의원들의 발언 요청이 이어지면서 의총은 오후 2시에 속개됐다.
의원들은 오후 의총에 이 대표의 참석을 요구했다. 직접 의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라는 취지였다. 이 대표는 이에 응하면서도 자신의 모두발언과 현장 질의응답을 모두 공개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원내지도부가 이 대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이 대표는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윤 후보와 이 대표 갈등은, 이 대표와 소속 의원들과의 갈등으로 번졌다. 의원들은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준비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결의안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
결의안에는 이 대표 최근 언행이 현재 심각한 일탈 상황이라는 데 의원들이 만장일치 의견을 모았다는 내용과 국민의힘 의원 절대다수가 당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김 원내대표에게 다시 한번 공개 의총을 요구했고, 원내지도부는 이 대표의 모두발언은 공개하고, 이후 토론은 비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해 이 대표는 의총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의총에서 선 채로 30분간 말을 쏟아냈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자신의 최근 행보는 대선 승리를 위한 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지만, 오전과 비교해 수위가 한결 낮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 역시 적극적인 반박보다는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이 무르익을 무렵, 윤 후보는 의총 현장을 직접 방문해 이 대표와 만나 화해에 직접 나섰다. 윤 후보, 이 대표, 김 원내대표, 권 사무총장 등은 별도의 대화를 나누면서 당 화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대선 승리를 위한 화합을 다짐했다. 이 대표는 "하나의 방향으로 뛰게 된 만큼 오늘부터 1분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직접 운전해 윤 후보를 태우고 평택시 냉동창고 사고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의 빈소를 찾겠다고 제안했는데, 윤 후보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이에 화답했다. 이 대표는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대선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표에 이어 단상에 오른 윤 후보는 "이제 다 잊어버리자"며 "오로지 대선과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우리 당이 재건하고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고 국민에게 행복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그런 수권정당으로 위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함께 뛰자"고 당부했다.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윤 후보는 "극적으로 화해라고 할 것도 없다"며 "원래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유일하게 두려운 건 대선에서 이기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며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두 사람은 곧바로 국회 본관 앞에 주차돼 있던 이 대표의 차로 향했다. 윤 후보는 조수석에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뒷좌석에 올랐다. 직접 운전대를 잡은 이 대표는 곧장 평택으로 향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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