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임론 정조준..바이든 "대선 사기라는 거짓말 밝힐 것"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2. 1. 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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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주년 의회 연설서 언급 예정
트럼프, 15일 집회 발언 예고

미국 민주주의의 훼손을 극명하게 보여준 1·6 의회 폭동 사태 1주년을 맞는 미국 정치권은 여전히 쪼개져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을 통해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을 정면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지난 대선에서 승리를 도둑질당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고했던 기자회견은 취소했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1·6 사태와 관련해 정략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1·6 사태 1주년이 되는 6일 의회 연설을 통해 “의회에서 벌어진 사건의 중요성과 우리가 목격한 혼돈과 아수라장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드러진 책임에 관해 지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전임 대통령이 미국인과 자신의 지지자들을 오도할뿐 아니라 자신의 역할을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해 유포하는 거짓말을 강력하게 반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1·6 사태 1주년을 맞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6 사태의 충격 속에 지난해 1월20일 취임하면서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부정하고 상당수 공화당 정치인들이 이에 동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통합 노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6일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으나 지난 4일 취소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1·6 특위의 민주당 의원들과 2명의 실패한 공화당 의원 그리고 가짜뉴스 미디어의 완전한 편견과 부정을 감안해 기자회견을 취소한다”면서 “대신 오는 15일 애리조나주에서 여는 집회에서 그에 관한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공화당 의원들과 측근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적극 만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폭동 1주년에 텔레비전에 나와 근거 없는 선거 사기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폭동을 미화하는 발언을 쏟아냈을 때 돌아올 역풍을 우려한 것이다.

캐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정치인들은 의회에서 자행된 폭력을 비판하면서도 폭력을 부추긴 원인에 대해선 침묵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6일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도 대거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2024년 대선 출마를 강력 시사하고 있다. 2024년 대선에서 두 사람의 ‘리턴매치’가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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