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랑, 8개월 막내, 최고참 베테랑..안타까운 순직
숨진 소방관 3명은 같은 소방서 소속 구조대 한 팀이었습니다. 팀을 이끌던 28년 차 최고참 베테랑 이형석 소방위, 또 결혼을 석 달 앞둔 예비신랑 박수동 소방교, 들어온 지 8개월 된 막내 조우찬 소방사.
이들의 모습은 이승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수색 들어간 아들과 연락이 끊겼다는 소식에 아버지는 무작정 현장으로 달려왔습니다.
고 박수동 소방교의 아버지.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던 시간 동안 건물 앞을 맴돌았습니다.
아니길 바랐지만 끝내 아들은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결혼을 3개월 앞둔 예비신랑이었습니다.
[고 박수동 소방교 아버지 : 세 명이 연락이 안 된다고. 예비 며느리한테 전화가 왔어요. 현장에서 바로 왔습니다.]
매일 전화로 안부 묻던 아들이 숨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고 박수동 소방교 아버지 : 엊그제 전화를 했는데요. 친구처럼 지내자고 했습니다. 하루에 한두 번씩 전화 옵니다.]
아들 잃은 아버지는 살 힘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고 박수동 소방교 아버지 : 다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저 앞으로 어찌 살란가 모르겠습니다.]
고 이형석 소방위의 딸은 여느 때처럼 아버지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야근이 끝나면 꼭 전화하던 아버지였습니다.
하지만 오늘(6일)은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습니다.
[고 이형석 소방위 딸 : 혹시 밥은 먹었냐 늦으면 늦는다고 운동하고 온다. 이렇게 꼭 말씀을 주셨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연락이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28년 차 베테랑이자 팀을 이끌던 팀장.
후배들을 책임지던 이 소방위는 평소 말하던 것처럼 끝까지 현장을 지켰습니다.
[고 이형석 소방위 딸 : 항상 정의롭고 소방관의 책무를 다하고 무엇보다도 그리고 사고 같은 거, 화재 사고 같은 것도 진짜 조심해야 한다고.]
아직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든 딸은 그래도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고 이형석 소방위 딸 : 저는 항상 자랑스럽고 아빠가 항상 존경스러워요.]
8개월 차 막내 후배를 잃은 선배들은 넋을 놓았습니다.
[박지현/송탄소방서 소방행정과 : 며칠 전까지만 해도 소방서 들어와 가지고 얼굴 보고 했었는데, 당장 지금 부터 못 본다고 하니까]
[동료 소방관 : 현장 활동에서 뒤로 빼지 않고 먼저 앞서나가고 그런 흔히 보기 힘든 그런 동료였죠.]
이천 물류센터에서 소방관이 숨진 지 6개월.
사고 뒤 예방 대책 발표는 이어졌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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