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어벤져스 만든 루소형제에 6000억 투자

윤선영 2022. 1. 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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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AGBO 지분 38% 확보
제2의 디즈니 목표 공격 투자
게임 바탕 글로벌 콘텐츠 역점
김정주 넥슨 창업자. 연합뉴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이 '제2의 디즈니'를 꿈꾸며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 AGBO 스튜디오에 최대 6000억원을 투자하고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넥슨은 6일 영화 감독 루소 형제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가 설립한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약 48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AGBO는 영화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등 네 개의 마블 영화를 감독한 루소 형제와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테판 맥필리 등이 집필진으로 포진해 있다. 넥슨은 이번 투자로 AGBO의 지분 38%와 이사회 두 자리를 확보했다. 또 올 상반기 중 최대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는 넥슨이 주력인 게임분야를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넥슨은 이미 지난해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에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본업인 게임은 물론 각종 미디어 콘텐츠 영역까지 넘나들며 수익을 창출하고 게임 IP(지식재산권) 기반의 콘텐츠 제작 등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넥슨은 일본 반다이남코 홀딩스, 세가사미 홀딩스, 코나미홀딩스, 미국 완구회사 해즈브로에 총 8억74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했다. 다만 이번 투자는 1조8000억원 재원과 별도로 진행되는 건으로 확인됐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신은 김정주(사진) 넥슨 창업자 겸 전 NXC 대표의 꿈이기도 하다. 김 전 대표는 넥슨 창업 과정을 다룬 자서전 '플레이'에서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내는 디즈니의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넥슨은 미국 LA에 넥슨 필름&텔레비전 사업부를 설립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닉 반 다이크를 수석 부사장 겸 CSO(최고전략책임자)로 선임하는 등 관련 행보를 지속해왔다. AGBO 투자 역시 닉 반 다이크 부사장이 이끄는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이 주도했다.

넥슨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게임 IP 기반 영상화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등 인기 IP를 보유 중이다.

기존 게임 IP에 기반한 영화 애니메이션 또는 드라마 제작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크다. 넥슨 관계자는 "상호 파트너 관계인 만큼 게임에 영상을 도입하는 작업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투자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가상 세계 등 또 다른 신사업 분야의 투자도 기대된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미국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체 '타미고' 등에 전방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해 약 1억 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넥슨의 이번 AGBO 투자를 두고 메타버스와 가상 세계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닉 반 다이크 부사장은 "게임 IP 기반의 영화와 TV 콘텐츠는 이용자 참여도를 높이고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을 연장하는 효과를 증명해낸 바 있다"며 "AGBO와 함께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게임, 영화, TV, 상품 판매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이사는 "넥슨은 수십 년 동안 대형 IP를 개발하고 전 세계 시장에 서비스해 인기를 유지하는 독보적인 능력을 지녔다"며 "AGBO와 넥슨은 다양한 플랫폼과 시장을 아우르는 콘텐츠로 전 세계의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핵심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루소 형제 AGBO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은 "넥슨과 AGBO의 파트너십은 프랜차이즈 영화와 게임의 융합을 전 세계적인 영향권으로 넓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양사 직원들은 스토리텔링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남다른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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