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이준석 대표의 기이한 몽니, 선 넘었다

2022. 1. 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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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꾸려 첫걸음을 뗀 6일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재연됐다.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이 대표는 돌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어느 당 대표들도 하지 않았던 기이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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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어느 정당 지도자가
제 후보를 이렇게 때렸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결의안이 제안돼 논의됐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내부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꾸려 첫걸음을 뗀 6일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재연됐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의 사무총장 겸임과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이 최고위원회의에 상정됐으나, 이 대표의 반대로 이 부총장 임명은 가까스로 의결됐다. 급기야 의원 총회에서 이 대표 사퇴 결의안까지 제안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그간 우려됐던 '대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심기일전해 새 출발하려던 분위기에 재를 뿌린 꼴이다.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이 대표는 돌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선대위와 후보의 문제점을 당내에서보다 주로 SNS와 친여 매체를 통해 까발리면서다. 윤 후보가 선대위 해산이란 극약처방을 한 날 "무운을 빈다"고 빈정댄 게 단적인 사례다. 그의 몽니가 계속되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의 전횡을 지적할 때와 달리 당 안팎의 눈길도 싸늘해졌다. 이날 한 SNS 게시판엔 "우리가 X같이 일하는 동안 우리 면전에 총질만 하고 있다"(모 의원 보좌관)는 글이 올라왔다.

물론 윤 후보의 지지도가 급락한 데는 자신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렇지만 내홍을 빚어 중도층의 실망감을 부추긴 이 대표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30대 0선' 야당 대표에게 기대한 새 정치와는 거리가 먼 처신도 문제다. 그간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국힘 영입에 누구보다 부정적이었다. 그럼에도 최고위원들이 집단사퇴로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면 "안 후보를 최고위원에 임명할 수도 있다"고 했다. 농담일 수도 있으나, 영락없이 정치공학적 구태에 젖어든 모습이다.

윤 후보와의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인 양 "권 선대본부장에게 연습문제를 줬다"는 데서는 오만함도 엿보인다. 나만 옳다는 이런 독선적 자세 때문에 "젊은 꼰대"(김형오 전 국회의장)라는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문재인정부나 여당 후보를 비판하지 않으면서 자당 후보 캠프를 깎아내리는데 주력하는 인상을 줬다. 역대 대선에서 어느 당 대표들도 하지 않았던 기이한 행보다.

그러니 당 안팎에서 그가 과거 사생활 문제로 여권에 발목을 잡혔다는 의심까지 일고 있다. 이런 음모론을 믿을 순 없겠지만, 당 대표가 선거시즌에 가장 큰 당무인 선거지원을 내팽개치는 게 새 정치일 순 없다. 다수 국민이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다는 여론이 사실이라면 윤 후보나 이 대표가 내홍으로 이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두 사람 모두 '역사의 죄인'으로 남게 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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