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 미사일 700km 명중".. 외신 "심각한 안보 도전"

임재섭 2022. 1. 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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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조선중앙통신이 북한이 전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왼쪽)과 작년에 발사한 화성-8형(오른쪽)의 비교모습. 탄두부 모양이 다소 다른 모습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과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이 6일 "국방과학원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사거리 등 제원을 감안하면 대남위협이 고조되는 모습이지만, 청와대는 이날 '우려 표명'에서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사일은 발사 후 분리되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에로 120㎞를 측면기동하여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하였다"면서 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했음 알렸다. 통신은 "당중앙은 시험발사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며 해당 국방과학연구부문에 열렬한 축하를 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당중앙'이 통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시험발사 결과를 보고받은 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날 시험발사에는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와 국방과학 부문의 지도 간부들이 참관했을 뿐, 김 위원장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겨울철 기후조건에서의 연료앰풀화계통들에 대한 믿음성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앰풀(ampoule)화는 액체연료를 용기에 담아 발사할 때마다 끼워 넣어서 쏘는 방식을 뜻하는 것으로, 기존의 주입식 액체연료 공급방식에서 개량된 것이다. 주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고체연료와 맞먹는 신속, 상시 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북한이 작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한 신형 기동식 재진입체(MARV) 형상과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MARV 형상은 몸체 상하좌우에 장착한 날개를 이용해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방향을 바꿔 미사일 방어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 북한이 공개했던 MARV 형상 미사일에도 상하좌우에 기동을 가능하게 하는 날개가 있는데 이는 미국의 퍼싱과 중국의 DF-15 등 다른 MARV에도 있는 특징이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경우 목표 고도에서 수평 상태를 유지하며 좌우로 변칙 기동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9월 28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과 비교할 때 탄두부의 형상이 달라 북한이 2종류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전술 타격능력이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대남 위협이 고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내는 물론 외신들도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를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앤킷 판다 선임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극초음속 미사일은 적군에 반격할 시간과 전통적인 격퇴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 차세대 무기로, 북한이 이를 미사일 방어망에 대응하기 위한 잠재적으로 유용한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P통신 또한 "마하 5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가공할 속도와 기동성으로 미사일 방어망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AFP통신도 "상당수 전문가는 극초음속 무기의 장점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이 만약 이 기술을 완전히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면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 통신은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탄두 장착을 시도한다면 일본과 한국은 심각한 안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개최한 국가안보장회의(NSC)상임위원회의에서 "올해 긴장 고조를 예방하고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대북 대화 재개와 지속가능한 비핵화 협의의 토대 마련 △9·19 남북군사합의의 이행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 도발에 대한 재발방지 촉구나 유감 표명 보다는 종전선언 추진 쪽에 힘을 실은 것이다. 청와대는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긴급 개최한 NSC 상임위원회의에서도 유감조차 표하지 않은 채, '우려를 표명한다'고만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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