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發 인력난에 격리단축 논란..혼돈의 미국·유럽
'사회 서비스'까지 인력난에 보건당국의 '비상책'
전문가들 "오미크론, 데이터 충분치 않다" 지적
5일(현지시간) 영국은 BBC 등 현지 언론 인터뷰에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자가격리자를 줄이기 위해 오는 11일부터 코로나19 검사 기준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더라도 무증상이라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겸해야 한다는 사항을 없앴다. 이에 약 40%에 달하는 무증상 감염자들이 일터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을 걸로 추정했다.
프랑스는 지난 3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 시 감염자의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다. PCR이나 항원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격리기간은 5일로 더 준다. 일주일이었던 밀접 접촉자의 격리 의무는 없앴다. 특히 프랑스는 지난 2일부터 확진자 중 의료진, 요양사의 경우 백신 접종 이력이 있고 증상이 없다면 아예 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독일은 7일부터 병원이나 전력보급 등 주요부문 종사자에 국한해 코로나19 확진 시 PCR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격리기간을 5일로 줄인다. 직전엔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는 백신접종이나 완치 여부와 관계없이 2주간 자가격리를 권장했다. 일반인 확진자 또한 기본 격리기간은 10일, PCR 검사 결과 음성이면 7일로 각각 줄였다. 밀접접촉자는 부스터 샷을 마쳤으면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 이밖에 스페인, 스위스, 벨기에, 이스라엘 등도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의 격리기간을 줄이고 진단 검사 기준을 완화하는 중이다.
유럽 국가들의 이같은 조치를 하는 건 자가격리자 폭증으로 일손 부족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북부에선 심근경색 환자가 구조대에 전화 요청을 했지만 구급차를 기다리지 말고 말을 얻어타고 가라는 말을 들었단 보도가 나올 정도다. 일부 지역 병원에선 비응급 수술이 중단되기도 한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를 통제하면서 사회·경제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격리 기간 축소 “혼란” 비판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확진자 격리 기간을 줄이고 검사 의무를 완화하는 것이 불안하단 것이다.
특히 미국에선 관련 비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무증상 확진자의 경우 기존 10일에서 5일로 격리 기간을 단축했다. 일상 복귀 시 5일간은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이날 미국의사협회(AMA)는 성명을 내고 “(확진자가) 자신의 상태를 알지 못한 채 밖으로 나오면 바이러스가 불필요하게 전파되는 위험이 있다”며 격리 기간 축소 조치를 비판했다. 의사들은 무증상 확진자가 격리를 끝내기 전 스스로라도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게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자를 빨리 일상으로 복귀시키는 조치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에릭 토폴 박사는 지난 연말 “오미크론의 경우 5일 격리 권고를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새로운 격리 정책이 마스크 착용에 기대고 있는 점에서 허술하단 지적도 있다. 브라운 대학의 보건학 학장인 메간 래니 박사는 “우리는 사람들이 지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보건당국이 이러한 비판을 모르고 있지 않다. CDC는 확진자 격리 종료 전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을 검토한 바 있지만, 논의 끝에 기존 지침을 유지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CDC는 17개 국가의 113개 연구 결과를 검토해보니 바이러스 전파는 대부분 감염 초기 단계에 이뤄진다면서 5일 격리만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인 데이터에 따르면 4일 보고된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61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세계 확진자수는 3일 244만명으로 팬데믹 이후 일일 최다치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최다 기록이 바뀌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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