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장외 주식시장 거래액 1조4000억 역대 최대.. 시총 31조

최형석 기자 2022. 1. 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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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K-OTC시장’ 개장식. K-OTC시장은 기존 장외 주식 거래 시장이던 프리보드시장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태종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박종수 전 금융투자협회장, 박영준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원규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

동학개미(국내 주식 투자자)와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에 이은 ‘선학(先學)개미’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비상장 주식 거래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선학개미란 잠재력 있는 기업의 가치를 남들보다 먼저 알아보고 상장 이전에 사두려는 비상장 주식 투자자들인데, 2030세대가 주류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 투자 플랫폼인 K-OTC의 지난해 거래 대금(매도 체결액 기준)은 1조398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0년에 1조276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연간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K-OTC의 거래 대금은 설립 첫해인 2014년 2200억원에 그쳤지만, 7년 만에 6.3배로 급증했다. 개장 이후 K-OTC 시장의 누적 거래 대금은 작년 말 기준 5조2000억원에 달했다.

비상장 주식 투자 플랫폼으로는 K-OTC 외에도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술 기업 피에스엑스(PSX)가 운영하는 ‘서울거래 비상장’ 등이 있다.

◇K-OTC 양도세 면제, 거래세 0.2%대

K-OTC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56억4000만원으로 전년(51억5000만원)보다 4억9000만원(9.5%)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중견기업 주식 거래 대금이 9921억원으로 전체 거래액의 71%를 차지했다. 기업별로는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제조사인 아리바이오(4060억원), 신약 개발사인 비보존(1306억원), 2차 전지업체인 인동첨단소재(1111억원), 신재생 에너지 기업인 SK에코플랜트(911억원), 게임업체인 넷마블네오(728억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작년 말 기준 K-OTC 시장의 시가총액은 31조원으로 2020년 말보다 14조원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사 두올물산(9조2695억원), SK에코플랜트(2조5979억원), 반도체 제조용 기계업체 세메스(1조7349억원), 포스코건설(1조4486억원), LS전선(1조3684억원) 등이 시총 상위권이었다.

금투협이 운영하는 K-OTC에서 거래되는 중소·중견·벤처 기업에 대해서는 주식 양도세가 전액 면제된다. 증권거래세는 0.23%로 코스닥과 같은데 내년부터 0.15%로 낮아진다. 다른 비상장 주식 플랫폼의 경우 소액 주주에게도 10~20% 세율의 양도세가 적용되고, 증권거래세율도 0.43%(내년부터 0.35%)로 K-OTC보다 두 배 정도 높은 편이다.

작년 K-OTC 시장에 신규 진입한 회사는 총 16곳이었다. 기업이 직접 상장 신청을 한 경우가 9사로 역대 가장 많았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기업 중 금투협이 선별해 상장시킨 지정 기업은 7사였다.

◇공모주 시장보다 경쟁률 낮아

2020년부터 이어진 대어급 공모주들의 IPO(기업공개)는 주식 투자자들이 비상장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역대 공모액 상위 10사 중 5곳(크래프톤·카카오뱅크·SK IET·카카오페이·SK바이오사이언스)이 지난해에 공모주 청약 열풍을 이끌며 신규 상장했다. 경쟁률이 높은 공모주 투자는 원하는 만큼 주식을 배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상장을 앞둔 비상장 주식에 미리 눈을 돌리는 것이다.

비상장 주식은 거래 가능한 증권사 계좌만 개설하면 비상장 플랫폼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다. K-OTC는 증권사 34곳에서 거래 계좌를 틀 수 있다. 다만 K-OTC는 매출 실적 등 요건이 있고 공시 의무 등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현재 거래 가능 종목 수는 147개다.

반면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거래 가능 종목은 6000개 이상으로 월등히 많다. 회원 수는 2019년 출범 후 2년여 만에 80만명을 넘겼다. 삼성증권에서 계좌를 터서 거래할 수 있다. 2020년 12월 출범한 서울거래 비상장은 373개 종목이 거래되며 신한금융투자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상장사와 달리 비상장사 정보는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 때문에 투자 전에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증권사·기업신용평가사의 보고서, 언론 기사 등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선학개미

잠재력 있는 기업의 가치를 남들보다 먼저 알아보고 상장 이전에 사두려는 비상장 주식 투자자들인데, 2030세대가 주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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