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어벤져스 제작사 2대주주로..세계적 엔터사로 확장

황순민 2022. 1. 6. 17: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AGBO 지분 38% 전격 확보
할리우드 흥행제조기로 명성
넥슨 인기게임 영화로 만들고
AGBO 간판 영화는 게임으로
게임사들 지식재산권 앞세워
영화·TV·웹툰으로 영역 넓혀
넥슨이 5억달러(약 6000억원)를 들여 마블 영화 '어벤져스'를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AGBO의 2대주주에 올라선다. 회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투자 결정이다.

회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 영향력을 세계로 확장하고, '킬러 IP'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새롭게 태동하는 메타버스시장에서는 핵심 IP 보유와 활용이 수익과 직결될 것으로 예상돼 게임회사들이 자체 IP 강화는 물론 영화·TV 등 콘텐츠 분야로 사업 범위 확장을 꾀하고 있다. 넥슨은 최근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와 손잡고 특수영상 스튜디오 사업에 진출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을 키우고 있다.

넥슨은 AGBO에 최대 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AGBO는 마블 영화를 연출한 앤서니·조 루소 형제의 영화 제작사다. 루소 형제는 어벤져스(엔드게임, 인피니티 워),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시빌 워) 등 마블 최고 흥행작을 연출했다. 루소 형제가 2017년 설립한 AGBO는 넷플릭스 인기 영화 '익스트랙션' 등을 제작하며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 가치의 영화 제작사로 평가받고 있다. 넥슨은 이날 4억달러(약 4800억원)를 투자해 AGBO 지분 38%를 확보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 투자를 추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게임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영화·TV를 비롯한 콘텐츠 분야에서 자체 IP를 강화하고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IP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와 비게임 분야로의 사업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마블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만화, 영화, 게임까지 사업을 확장해온 디즈니 모델과도 유사하다. 루소 형제는 "넥슨과의 파트너십은 프랜차이즈 영화 제작과 게임 융합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넥슨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완구 회사 해즈브로와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를 보유한 일본 고나미홀딩스, 세가사미홀딩스 등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IP 영향력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AGBO는 넥슨의 게임 타이틀을 활용해 세계를 목표로 한 영화나 TV 시리즈 제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콘텐츠화가 가능하고 팬덤을 보유한 게임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대로 넥슨이 AGBO 작품을 기반으로 게임과 가상세계 사업을 확장하는 길도 열려 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7월 합류한 닉 반 다이크 넥슨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디즈니에 몸담으며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주역으로 IP 강화를 위해 넥슨이 전격 영입했다.

메타버스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IP 강화'를 위한 국내외 게임사들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메타버스의 원조격인 게임사들은 가상세계에서 게임 영역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 판단하고 시너지 효과가 나는 분야라면 가리지 않고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넥슨뿐만 아니라 라이엇게임즈,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등은 자체 IP를 활용한 영화, 웹툰,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게임 IP를 성공적으로 확장한 사례도 잇달아 나왔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LoL) IP 기반 장편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내놨는데,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세계 1위에 오를 정도로 흥행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한 중국 드라마 '촨웨훠셴'을 제작했는데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드라마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대박'을 쳤다. 이밖에 크래프톤은 '펍지(배틀그라운드) 유니버스' 기반 웹툰 시리즈 3종을 네이버 웹툰을 통해 세계시장에 선보였다. 컴투스는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 IP 기반 코믹스 시리즈를 미국시장에 내놨다.

[황순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