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니' 치닫는 이준석은 대체 왜..넘치는 자신감, 尹과 부딪히자 악화

최동현 기자 2022. 1. 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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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윤석열 후보에 대한 의구심 커..선거 전략에 대한 이견도
갈수록 독해진 이준석의 '입'.."내부 해결 없이 공론화한 화법도 문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전체와 '만인 투쟁'을 벌이며 극한 대립하고 있다.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해 "무운을 빈다"며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고, 자신의 비판을 '해당 행위'라고 표현한 중진 의원들에게는 "시답지 않은 얘기로 감정을 격화시킨다"고 원색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6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준석 대표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무력화해 '식물 당 대표'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야권은 사태의 발단이 이준석 대표의 '입'에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입당한 직후부터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윤 후보가 당 대선 후보에 선출된 후로는 당무와 선대위 직책을 연달아 '보이콧' 하면서 당내 분열의 중심에 섰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당내부를 향한 이 대표의 비판은 종종 위험 수위를 넘나들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 당은 득표 전략은 없고 감표 전략만 있다", "단일화를 한다고 2030 지지율이 돌아겠나"고 작심 비판했다. 5일 밤에는 자신이 제안한 연습문제(선거전략)를 윤 후보 측이 거부했다며 "무운을 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 발언을 사실상 '결별 선언'으로 해석했다.

이준석 대표가 '내부 총질'에 가까운 날 선 비판을 그치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윤석열 후보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 대선 후보와 당 대표로서의 권력 다툼, 선거 대전략에 대한 이견,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고려 등 다양한 요소와 감정이 충돌하면서 두 사람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입당할 때부터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을 드러냈다"며 "윤 후보가 당을 장악할수록 당 대표로서의 자신의 권한과 역할은 축소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 두 사람의 대립에서 자신이 불명예스럽게 굴복하는 모습이 연출된다면 향후 정치 여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이 혼합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와 윤 후보의 '선거 전략'이 정반대로 대립한 점도 두 사람의 갈등을 장기화했다. 윤 후보는 정계에 입문한 직후부터 진영과 이념을 가리지 않고 포용하는 '국민통합' 전략을 강조해왔다. 반면 이 대표는 2030세대를 집중 포섭하고, 506070세대 지지로 연결하는 '세대포위론'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이수정·신예지·김민전으로 대표되는 '페미니스트' 인사를 영입한 데 대해 상당한 반감을 표출해 왔다.

이준석 대표의 '화법'(話法)이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도 많다. 당내 이견이나 불만 사항을 내부적으로 해결하기보다, 돌발적으로 대외에 드러내 '갈등'만 부각했다는 시각이다. 당 일각에서 이 대표의 비판을 '몽니'라고 비난하는 배경에는 이같은 문제해결 방식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는 윤 후보가 못마땅하고, 윤핵관이 불만일 수는 있지만, 이를 당사자와 조용히 해결하지 않고 밖으로만 이야기하면 분열 인상만 부각하게 된다"며 "어느 정당이나 이견과 불만이 있지만, 항상 내부적으로 문제를 봉합하고 대외적으로는 화목하고 일치단결한 모습만 보여주는 기존의 선거 캠페인과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국민의힘이 이날 이준석 대표의 사퇴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두고 "내부 분열 이미지만 더 심화시켰다"는 촌평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에는 당 대표를 탄핵할 근거가 없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고, 이 대표는 외곽 비판을 멈출 의지도 없어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정당개혁, 원내정당화와 같은 고차원의 결의가 아닌 이준석 대표를 내쫓는 수준에 그쳤다면 대선에 부정적인 영향만 가져올 수 있다"며 "이 대표가 대선일까지 비판을 계속하면 국민들의 피로감은 더 심화하고, 결국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흐름이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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