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2022. 1. 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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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들킨 스파이더맨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힘으로 시간을 되돌리려 하나 오히려 시공간의 균열을 건드리고 온갖 빌런을 끌어들이게 된다. 2002년 시작된 ‘스파이더맨’의 트릴로지가 총망라된 이번 영화는 그린 고블린부터 샌드맨까지 역대 빌런이 총출동한다. 무엇보다 ‘스파이더-보이’였던 피터가 고난을 겪으며 ‘스파이더-맨’으로 성장하는 점이 돋보인다.

전편에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의 계략으로 정체가 탄로나고, 미스테리오 살인범으로 낙인 찍힌 ‘스파이더맨/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하루아침에 평범한 일상을 잃는다. 여기에 MIT를 꿈꾸던 ‘MJ’(젠데이아), ‘네드’(제이콥 배덜런) 등 친구들의 꿈 또한 산산조각 나자 피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아가 망각의 마법을 부탁한다. 그러나 주문을 걸 때 뜻하지 않게 멀티버스가 열리면서 ‘닥터 옥토퍼스’(알프레드 몰리나)를 비롯해 스파이더맨에게 깊은 원한을 가진 빌런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죽이는 대신 다시 인간으로 만들어 살려 보내겠다던 피터의 마음은 갑작스레 닥친 큰 아픔에 길을 잃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스파이더맨을 암시하는 ‘노 웨이 홈’은 존 왓츠 감독 ‘스파이더맨’ 3부작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영화다. 피터 파커의 마지막 성장기인 만큼, ‘스파이더보이’에서 진정한 히어로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는 고뇌가 담겨 있다. 정체가 탄로나 하루아침에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고3 히어로, 멀티버스의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온 빌런들의 위협 등 설상가상의 상황에 처한 피터 파커. ‘모두의 이웃’, ‘친절한 스파이더맨’이던 피터는 그에게 닥친 슬픔에 세상에 분노하며 원망하다가 멀티버스를 통해 들어온 또 다른 인물들을 통해 다시금 자신의 길을 찾고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난다. 토니와 캡틴 아메리카가 그랬던 것처럼. 한편 ‘엔드게임’에서 피터 파커의 멘토인 ‘토니 스타크’를 잃게 만들었다는 책임감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 시간을 되돌리려 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톰 홀랜드와 ‘삼촌 조카 케미’를 뽐낸다. 토니 스타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해피’(존 패브로)의 아파트와 생텀으로 통하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주택 내부,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공간의 문을 열 수 있게 된 미지의 존재가 등장하는 건 또 다른 재미.

멀티버스가 열리면서 다섯 빌런이 등장하지만 극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헷갈리게 만들지는 않는다. 샘 레이미 감독 ‘스파이더맨’ 3부작의 메인 빌런으로 등장했던 ‘그린 고블린’, ‘닥터 옥토퍼스’, ‘샌드맨’ 그리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빌런 ‘리자드’와 ‘일렉트로’가 옛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특히 60대 중반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2002)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윌럼 더포가 빌런 끝판왕 ‘그린 고블린’을 연기한다. 20년 전 의상 디자인과 특수 효과를 현대에 맞춰 선보인 빌런들의 디자인 프로덕션에 주목할 것.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스파이더맨이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고, 거기에 따르는 책임을 지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사춘기 감정을 누구보다 잘 표현해 10대 히어로라는 설정을 가장 잘 살린 톰 홀랜드는 이번 영화에서 무엇이 옳은 길인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희생시킬 만큼 그 일이 가치가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다른 차원의 우주’를 뜻하는 멀티버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오는 2022년 개봉 예정인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를 비롯한 MCU 페이즈 4의 핵심 소재로 다뤄질 ‘메타버스’를 처음 본격적으로 다뤄, 향후 마블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필람무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의 ‘웹 슈팅’을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4D로 볼 것을 추천한다. 러닝 타임 148분, 쿠키 영상은 2개다.

[글 최재민 사진 소니픽쳐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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