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택스, 가격 거품을 피하는 법

2022. 1. 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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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을 두고 “얘가 나보다 더 좋은 거 먹어”라든가 “사람 옷보다 더 비싸더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를 종종 한다. 우스갯소리지만 마냥 우습지만은 않은 이유가, 일면 납득하지 못할 가격이지만 나도 모르게 점점 키워 온 지출 규모를 다시 줄이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심쩍다. 이런 제품이 비싼 만큼 더 값어치를 할까?

‘펫택스’라는 말이 있다. 펫pet과 택스tax를 합한 것으로, 같은 제품이라도 반려동물용은 더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을 사주고픈 반려인의 마음과 이런 틈새를 파고드는 업체들의 가격 정책이 불러온 결과일 것이다. 2020년 서울시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월평균 반려동물 양육비로 반려견은 13만8437원, 반려묘는 12만4346원을 지출했다. 이 비용을 감당하려 생활비를 줄인다고 답한 사람이 37.7%, 신용카드를 쓰는 경우는 22.7%였고, 돈을 빌린다고 답한 사람도 7.8%였다. 반려인들로서는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을 수 없어 지갑을 열지만 비용 부담은 늘 따른다. 더욱이 조금 무리해서 고가 제품을 사더라도 과연 그만 한 가치에 있을지 의문이 든다. 펫택스의 위험에서 우리를 구하는 몇 가지 팁이 있다.

두말할 것 없이 가장 중요한 건 정말로 필요한 물건인지를 판단하고, 필요하다면 가격은 합리적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일이다. 평소 선택 장애로 구매 스트레스가 있다면, 내가 제품에 기대하는 가치 요소를 순서대로 나열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반려견 카시트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가정해 보자. 온라인 쇼핑몰에는 2만 원대부터 30만 원대까지 가격과 기능이 천차만별이다. 일단 내가 카시트에 기대하는 기능을 적어 보자. 반려견의 몸을 안전하게 받쳐 주는지, 방수가 되는지, 세탁이 가능한지, 쿠션 꺼짐은 없는지, 캐리어나 방석으로도 사용 가능한지, 소재가 부드러운지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수리 카시트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꼽은 가치는 안전성이었고 다음으로 쿠션감 그리고 캐리어 기능이었다. 이렇게 세 가지 우선 가치를 써 놓고 후보 제품이 이 항목들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상중하로 매겨서 마침내 구매를 결정할 수 있었다. 막상 사고 보니 캐리어로는 자주 사용하지 않아 아쉬운 점은 있지만 대체로 만족한다.

다음으로는 자신의 구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비싸면 좋은 물건일 가능성이 크지만 앞으로 10년은 꾸준히 이 만큼을 지출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사료와 간식, 강아지 패드와 고양이 모래 등은 반복 구매가 필수인 제품이다. 특히 사료를 선택할 때 생각이 많아진다. 이왕이면 수제나 유기농 제품을 먹이고 싶다. 그런데 수제와 유기농이라 광고하는 사료 5종과 기업에서 만든 사료 5종을 비교해 보니 전자가 후자보다 g당 500~2000원 비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당장은 지출이 부담스럽지 않더라도 반려동물의 노후를 생각하면 수년 후는 지금보다 여러모로 지출이 늘어날 게 뻔하므로, 미래를 대비해 일정 금액을 저축하는 것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수준을 높이기는 쉬워도 다시 낮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용 제품에서 대체재가 있는지도 찾아 보자. 기능이 같다면 사람용 제품은 생산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 가령 반려동물 전용 칫솔 대신 아기용 칫솔을 쓰는 것이다. 다만 반려동물의 특성을 고려해 안전하고 적절한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12호 (22.01.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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