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불똥' 안전지대 없다..오스템임플란트 사태에 금융권 '촉각'

최희진·박채영 기자 2022. 1. 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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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연합뉴스


1880억원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와 관련해 소액 주주뿐만 아니라 공모펀드·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투자한 개인들도 손실 위험에 노출되는 등 사건의 파장이 전방위에 미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과 증권사들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 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만9856명으로, 총 발행 주식의 55.60%인 793만9816주를 보유하고 있다.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지난달 31일 경찰에 고소돼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되면서 개미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 실질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유지하게 되더라도,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투자자들의 돈이 묶인다.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가 될 수도 있다.

소액 주주들은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 한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누리 법무법인은 6일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금액을 회복해도 소액주주들의 피해 복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르면 이날부터 피해구제에 동참할 소액주주 모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공모펀드나 ETF에 투자한 개인들도 손실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헬스케어 테마 ETF의 경우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비중이 높다. 지난 4일 기준 ‘TIGER 의료기기’는 7.09%,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는 3.81% 비중으로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았다. ‘KODEX K-이노베이션액티브’(2.98%), ‘KODEX 모멘텀PLUS’(2.98%) 등도 오스템임플란트를 포함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지난 5일 ‘삼성 코스닥150 1.5배 레버리지증권(주식-파생형) CE펀드’를 비롯해, 오스템임플란트가 담긴 77개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해당 펀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우리은행도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의 신규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와 자금 거래를 한 은행과 증권사들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3026억원을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에서 빌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담보가 있기 때문에 채권 보전에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며 “금융감독원에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제표 수정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면 그 내용을 반영해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5개 증권사는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건과 엮여 있다. 최 회장은 175만주를 담보로 총 1100억원을 빌렸는데, 주식 거래가 정지됐으므로 대출금은 만기에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만기 연장 없이 즉시 상환을 요구할 방침이다.

최희진·박채영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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