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넘는 펀드가 오스템 담았는데"..개인투자자들 좌불안석

김효선 기자 2022. 1. 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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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재개 시 오스템임플란트 하한가 가능성
금융업계, 관련 펀드 신규 가입 중단 밝혀
다들 전망이 좋다고 해서 관련 펀드에 투자를 했는데 오스템임플란트 주가가 폭락할 것 같아서 펀드 자금을 회수해야 할 지 고민. (34세, 남)

오스템임플란트(048260) 등 의료와 바이오 업계 전망을 높게 보고 관련 투자상품에 대거 투자한 30대 투자자 A씨는 최근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 3일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때문이다. 현재는 오스템임플란트가 거래 정지 상태라 A씨가 투자한 ETF의 수익률이 당장 내려가지는 않는다. 다만 거래정지가 풀리면 오스템임플란트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돼 ETF를 매도할 지에 대한 A씨의 고민이 깊다.

일러스트=손민균

◇오스템 코스닥 시가총액 20위권... 미래에셋 타이거의료기기ETF 비중 가장 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는 106개다. 그중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의 비중이 가장 큰 상품은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TIGER의료기기’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7.23%를 차지한다. 씨젠(096530)(9.83%)과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9.4%) 다음으로 세번째로 큰 비중이다.

이밖에 펀드와 ETF들도 오스템임플란트를 포트폴리오에 담아둔 상태다.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 가운데 바이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도 포트폴리오에서 오스템임플란트를 3.92% 보유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 시가총액 20위 안팎으로 규모도 컸고, 실적 역시 양호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사들도 잇달아 매수 리포트를 내는 등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리포트에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세계 시장 점유율 5위로 국내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압도적인 1위 치과 기업”이라고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19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비슷한 시기 오스템임플란트의 목표 주가를 19만5300원으로 제시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거래 재개 시 하한가로 추락할 가능성이 커지자 하나은행 등 일부 금융기업들은 오스템임플란트가 포함된 펀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는 뜻을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18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는 펀드 가입을 중단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나은행은 ‘삼성코스닥1501.5배레버리지증권(주식-파생형)CE펀드’를 비롯한 투자 자산에 오스템임플란트가 1주라도 담긴 77개 펀드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해당 펀드는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를 작년 말 종가로 기준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향후 거래재개 시 기준가격 하락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사후관리 차원에서 해당 펀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18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인플란트의 서울 강서구 본사. /연합뉴스

◇ 금융투자업계 전망 엇갈려... 개인들은 오스템 편입 ETF 순매도 지속

금융업계는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편입한 펀드의 가입 중단과 관련 ETF의 매도세가 계속될 지 관심있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반응과 ‘펀드 가격을 급락시킬 정도로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반응으로 나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거래소의 상장실질심사 이후에 시장에서 오스템임플란트의 가격이 형성되는 것을 보고, 보유할 지 매도할 지 판단해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는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지수 사업자가 지수에서 오스템임플란트를 빼지 않는 이상 우리가 인위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만 뺄 수는 없다”면서 “게다가 지금 거래정지 상태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부 의료기기는 계속 성장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해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이 씨가 횡령한 금액은 1880억원으로, 회사 자기자본(2407억원)의 91.81%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적격상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권매매 거래를 중단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상장적격성 심사 여부는 영업일 기준 15일 내로 나온다.

한편 거래 정지가 되기 직전 오스템임플란트의 종가는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14만2700원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이날까지 두 달 동안 주가가 22.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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