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화재 났다 하면 대형.."샌드위치 패널·미로 구조 탓"

이천 쿠팡 참사 6개월 만에 평택 냉동창고서 큰불
큰 공간에 작은 유리창, 탈출 취약..인명피해 키워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의 한 물류센터 신축현장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 3명이 실종돼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6일 0시를 기해 대응1단계를 발령해 진화에 나섰고 7시간여 만인 오전 7시12분쯤 대응단계를 해제했지만 2시간 만에 불이 다시 크게 번지면서 오전 9시21분 대응2단계를 발령했다. 2022.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남부=뉴스1) 김평석 기자 = 6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 팸스 물류센터(냉동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진화에 나섰던 소방대원 3명이 숨졌다.

숨진 소방대원들은 이날 낮 12시40분쯤 7층짜리 냉동창고 2층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6월 17일에는 이천 마장면 쿠팡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명 수색을 위해 내부로 들어갔던 김동식(당시 52) 광주소방서 소방구조대장이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팸스 물류센터와 쿠팡덕평물류센터 화재에서는 건물 내부에 근로자들이 없었거나 교대시간이어서 소방관 외에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물류창고 화재는 대부분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건물 규모가 방대한데다 외벽이 불에 취약하고 탈 경우 유독가스를 내뿜는 스티로폼 재질의 샌드위치패널로 마감돼 있다는 점이 중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철제 안에 스티로폼이 샌드위치처럼 들어있는데 불이 나면 철제 재질이 뜨거워지며 불쏘시개 역할을 해 화재가 급격히 커지게 된다.

또 스티로폼은 삽시간에 녹아내리며 유독가스를 내뿜는데 이는 희생자들의 대피를 방해하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물류창고의 경우 일반 건물에 비해 유리 창문이 없거나 적은데 이도 불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다.

쿠팡덕평물류센터만 보더라도 건물 연면적 12만7178㎡, 지하2층 지상 4층 규모의 대형 단일 건물이다.

화재 당시 내부에는 미로처럼 자리잡고 있는 5m높이의 진열대에 잡화류 등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불이 날 경우 흩어져서 일하는 직원들이 신속하게 상황 파악을 하기도 어렵고 유독가스와 열기를 뚫고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은 구조였다.

고 김동식 대장도 이런 구조때문에 끝내 탈출하지 못했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당시 추정했었다.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지휘차 등 장비 27대와 인력 64여명을 현장에 투입했으며 화재 진압 후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20.4.29/뉴스1

냉동창고의 경우 내부가 냉기 보존을 위해 격벽으로 돼 있어 일반 물류창고보다 화재에 더 취약하다.

불이 나더라도 상황을 알지 못할 정도여서 수십 명이 사망하는 참사로 이어진다.

2008년 1월7일 이천 호법면 냉동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4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같은 해 12월 5일에는 호법면 냉동물류창고 화재현장에서 불과 19㎞ 떨어진 이천 마장면의 G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2020년 4월에는 이천 모가면 소고리 물류창고 신축 현장에서 불이나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다.

당시 숨진 사람들은 화재를 파악하지 못한 채 작업을 하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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