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치 6500만원 밥값을 받고 싶어요".. 함바집 주인의 호소

대구의 한 식당 주인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식당을 운영하면서 건설현장 작업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으나 두 달치 밥값 6500여만원을 떼였다는 식당 주인의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자신을 대구의 모 민영 아파트 공사장에서 밥을 제공하는 함바집 업주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해 12월27일 ‘현장밥집도 노동자입니다. 밥값을 받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청원인은 대구 남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식당 바로 옆에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건설현장 작업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왔었다.

청원인은 “11월26일자로 하청업체 사장이 기성(공사의 진척에 따른 공사비용 또는 이미 식사한 부분 만큼의 밥값)을 줄 돈을 들고 잠적해 버렸다”며 “10월, 11월 식대가 6500만원인데 이 돈을 못받을 지경에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분들을 위해 성심 성의껏 밥을 제공해 왔고 현장에 코로나로 인해 피해 입는 경우가 발생될까봐 외국인 작업자분들을 도와 직접 백신예방접종까지 접수해 주고 동행을 했다”고 했다.

그는 또 “아직 미성년자를 키우고 있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으로서 먹고 살려고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앞만 보고 열심히 산 죄밖에 없다. 제 노동의 대가인 밥값을 못주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말미에서 청원인은 “저한테는 아직 키워야 하는 두 딸이 있습니다. 먹고 살려하는 돈없고 집도 없는 한부모 가정에게는 큰돈이고 제 목숨입니다”라며 하소연했다.

청원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청업체에서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은 다 결제해 주는데 밥값은 한번도 잘 받고 있는지 확인해 주지 않았다”며 “결국 원청업체의 관리소홀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당이 건설현장의 작업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함바집 같은 이미지를 주는 바람에 일반인들이 거의 발길을 끊어 식당 운영이 힘들어져 얼마 전 한식당에서 해물식당으로 메뉴를 바꿔 재개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