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짜 5G' 외면하고 밥그릇 싸움만 하는 통신3사

김양혁 기자 2022. 1. 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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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이동통신 사업자 3위인 LG유플러스와 1, 2위 SK텔레콤, KT 간 설전이 벌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2월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를 한다고 밝힌 뒤 이어진 토론회에서다.

KT 임원은 "2013년 주파수 경매에서 LG유플러스는 지금과 정반대 주장을 했다"고 맞받아쳤다.

이번에 경매로 나올 주파수는 지난 2018년 통신 3사를 대상으로 한 5G 주파수 할당 경매에서 제외됐던 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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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이동통신 사업자 3위인 LG유플러스와 1, 2위 SK텔레콤, KT 간 설전이 벌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2월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를 한다고 밝힌 뒤 이어진 토론회에서다. 토론회에 참석한 LG유플러스 임원은 경쟁사를 향해 “다른 사업자를 괴롭히지 말고 서비스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KT 임원은 “2013년 주파수 경매에서 LG유플러스는 지금과 정반대 주장을 했다”고 맞받아쳤다. 당시 LG유플러스가 KT를 향해 ‘특혜’ 주장을 펼쳤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경매로 나올 주파수는 지난 2018년 통신 3사를 대상으로 한 5G 주파수 할당 경매에서 제외됐던 대역이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3.5㎓(기가헤르츠) 대역 총 280㎒(메가헤르츠)폭을 경매로 내놓았는데, 3.40~3.42㎓ 대역의 20㎒폭은 공공기관 주파수와의 혼선 등을 우려해 경매에서 제외했다. 그러면서 1개사가 할당받을 수 있는 주파수 총량을 100㎒폭으로 제한했다. 통신 3사 중 한 곳은 80㎒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돈을 많이 써낸 SK텔레콤과 KT가 각각 3.60~3.70㎓ 대역, 3.50~3.60㎓ 대역을 낙찰받았다. LG유플러스는 3.42~3.50㎓ 대역을 가져갔다.

문제는 다음이다. 2019년 12월 과기정통부는 연구기관 등과 현장 실측 및 간섭 분석을 거쳐 2018년 경매에서 제외됐던 3.40~3.42㎓ 대역의 20㎒폭 활용안을 마련했다. 이후 별다른 대책을 언급하지 않다가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의 주파수 추가 할당 요청을 받아들였다.

SK텔레콤과 KT 관계자들은 “당시 정부로부터 해당 대역폭에 대한 활용안을 공유받지 못했다”라며 “지금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5G 주파수 추가할당 경매를 검토하라고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라고 토로한다. 통상 정례경매로 배정되는 주파수에 대해 통신사 직접 요구로 추가 할당이 결정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이런 논란은 사업자에게만 중요할 뿐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좋은 품질, 좋은 서비스’만 받으면 된다. 3.40~3.42㎓ 대역의 20㎒폭을 활용하면 5G 품질이 극적으로 좋아질까? 아니다. 5G에 대한 ‘불신’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태다. 정부와 통신 3사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며 “LTE보다 20배 빠르다”라고 했던 28㎓ 대역의 ‘진짜 5G’는 실생활에서 접하기 힘들다. 수도권 외 지방에서는 단말기 내에서 5G를 본 적이 없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지난 11월 말 기준 통신 3사가 구축한 28㎓ 기지국은 총 312대로, 의무구축 기준 4만5000개의 0.7%에 그치고 있다. 오죽하면 사기업 중 28㎓ 대역을 활용해 기업망을 구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상용화는 ‘시기상조’라는 방증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2000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 4월 서비스 상용화 이후 약 32개월 만이다. 2000만명의 이용자들은 통신사 간 감정싸움에 관심이 없다. 누가 주파수를 받던 단말기에서 ‘진짜 5G’ 표시를 보고 싶어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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