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 맞은 '테니스 왕자' 조코비치, 호주 공항에 갇히다

고준혁 2022. 1. 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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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 선수가 호주 공항에 갇혔다.

실제 호주 오픈 개최지인 빅토리아주와 호주테니스협회(TA)도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 면제 특별 허가를 받는 데 성공해 올해 대회에도 참가한다"고 전한 바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전날 "의학적 이유로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걸 입증하지 못하면 누구나 호주 입국이 거부된다"며 "조코비치가 호주에 도착하는 즉시 다음 비행기에 태워 돌려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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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심사 통과 못해 멜버른 공항서 체류 중
연방 정부 "미접종자, 누구나 입국 불가능"
주정부 '비자는 연방 소관'이라며 태도 돌변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 선수가 호주 공항에 갇혔다. 지방정부로부터 테니스 대회 참가 허가를 받아 밤 비행기를 타고 왔다가, 중앙정부로부터 백신 미접종자는 입국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테니스 선수 노박 조코비치(사진=AFP)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코비치는 입국심사에 통과하지 못해 이날 새벽부터 멜버른 국제공항에 체류해 있다. 호주는 백신접종 면제 당위성을 입증하는 서류 제출을 해야 외국인의 입국을 허가한다는 입장이다. 조코비치 측은 변호사를 통해 ‘재작년 코로나19에 감염된 바 있어,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며 입국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비치는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호주 오픈 참가를 위해 호주를 찾았다. 그는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백신 미접종에도 대회 출전을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실제 호주 오픈 개최지인 빅토리아주와 호주테니스협회(TA)도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 면제 특별 허가를 받는 데 성공해 올해 대회에도 참가한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입국 심사 권한이 있는 연방정부의 입장은 달랐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전날 “의학적 이유로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걸 입증하지 못하면 누구나 호주 입국이 거부된다”며 “조코비치가 호주에 도착하는 즉시 다음 비행기에 태워 돌려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날 조코비치가 도착하자 이민국은 빅토리아 주정부에 입국 허가 여부를 물었다. 주정부는 ‘비자 문제는 연방정부 소관’이라며 사실상 태도를 바꿔버렸다.

추방 대기자가 된 조코비치의 운명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특혜는 있을 수 없다’며 조코비치 입국 전부터 들끓는 여론을 감안하면, 호주 연방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7일 평균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대였던 호주는 지난 4일 기준 3만7000명대까지 증가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격히 퍼지면서다. 최근엔 코로나 검사 키트까지 모자란 등 보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코비치 특혜 시비에 호주 국민들이 민감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한편 조코비치 입국 거부는 외교전으로도 확산될 조짐이 있다.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은 “조코비치와 통화했다”며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인 조코비치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 대사를 불러 조코비치 호주 입국 허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코비치가 호주 오픈에 참가하지 못하면 이 대회 남자 단식 4연패와 통산 10번째 우승, 메이저 대회 21번째 우승 등의 도전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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