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격전지를 가다] 전북 첫 민선 3선 도지사 탄생할까..송하진 출마 공식화
시선 엇갈려..재선 프리미엄·강한 조직력·높은 지지율·소탈 성품 강점
기업 유치 소홀, 인구 180만 붕괴 책임, 현역 국회의원들 도전은 복병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송하진 전북도지사(69·더불어민주당)가 3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역대 민선 전북도지사 가운데 첫 3선 도전이다. 송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 맹주 더불어민주당을 등에 업고 70% 이상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6월 지방 선거에선 험로가 예상된다. 그의 집권 8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데다 3선 지사에 대한 피로감, 경쟁자들의 면면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전북 첫 민선 3선 도지사가 탄생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송하진 지사는 5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3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 지사는 "저는 도민의 선택, 또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한 평가도 받고 미래에 대한 꿈도 밝히면서 선택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일각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작심 발언도 쏟아냈다. 송 지사는 "자치단체장의 3선 연임 제한이 언젠가 없어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정책이 계속 진화하고 발전해야만 성공으로 갈 수 있다"며 "(단체장을) 몇 번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가 그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지사가 3선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도민 뜻에 따르겠다. 방어자의 입장인데 도전자의 윤곽이 드러났을 때 입장을 밝히겠다"며 원론적 수준의 답변으로 말을 아껴왔다.
이번에도 현역 프리미엄 먹힐까
민주당 계열 정당의 영향력이 지대한 전북지역 상황에서 초선에 성공한 도지사는 비교적 수월하게 재선 고지에 올랐다.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다. 계획했던 사업을 성공시키기엔 4년은 턱없이 짧다는 논리가 먹혔다. 그러나 '3선'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례 또한 없다. 전북 도정은 유종근 지사(민선 1·2기), 강현욱 지사(민선 3기), 김완주 지사(민선 4·5기), 송 지사(민선 6·7기) 순으로 맥을 이어왔다. 두 차례 당선된 유종근 전 지사는 뇌물수수로 불명예 퇴진했고, 강현욱 전 지사는 재선을, 김완주 전 지사는 3선을 포기하고 명예로운 퇴장을 선택했다.
전주시장 재선을 지낸 뒤 송 지사는 도지사로 체급을 올려 전주와 전북을 16년간 이끌어왔다. 소탈하고 탈권위적인 행보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직자들의 평도 후한 편이다. 하지만 업무 평가는 엇갈린다. 정책 추진에 소신과 철학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관료 스타일의 관리형 지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재임 기간에 군산 한국GM이 철수하고, 현대조선소 가동 중단된 반면 굵직한 대형 기업유치에 소홀했다는 평과 인구 180만 붕괴 책임론 등도 3선 가도에 복병이다.
최대 난관…3선 지사 피로감·당내 경선
현역 국회의원들의 거센 도전도 받고 있다. 정치인 출신 경쟁자들은 김완주 전 지사 때부터 이어져 온 행정관료 출신의 한계를 파고 들고 있다. 김윤덕 의원은 "독임제 체제에서 상당히 특별한 경우, 또 굉장한 성과가 기대되는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가능한 3선을 자제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견제했다. 안호영 의원은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 선수를 교체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180만이 무너지고, 경제력도 전국 최하위라고 볼 수가 있다. 대한민국도 대선을 거치면서 대전환의 시기다"고 말했다.
3선 지사에 대한 피로감은 송 지사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송 지사는 이에 대해 "정치인의 진로 또는 운명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달려 있다.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한 평가도 받고, 미래에 대한 꿈을 밝히면서 도민의 선택을 달게 받겠다"면서 선택지를 도민들에게 돌렸다. 일부에선 송 지사의 3선 출마를 두고 더 큰 무대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는 전북 정치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이날 송 지사가 3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북도지사 후보로는 여야를 통틀어 모두 7명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재선의 김윤덕(전주시갑) 의원과 안호영(무주·진안·장수·완주)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에선 김용호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으나 지지율은 1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 정가에서는 송 지사와 김윤덕·안호영 의원의 당내 경선을 사실상 결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검사 출신’ 윤석열의 험난한 대선 도전기 - 시사저널
- ‘제주도 기획부동산’ 1000억대 비밀금고 행방은? - 시사저널
- 개봉 미뤘던 한국 영화들 온다 - 시사저널
- 《국민가수》 절반의 성공…제2의 임영웅은 없었다 - 시사저널
- “백신접종 강요 말라”…‘방역패스’ 집단소송 나선 의사들 - 시사저널
- “나는 건강하다” 33.7% 한국, OECD 최하위 - 시사저널
- 윤석열, 김건희·이준석 말고 뇌관 또 있다 - 시사저널
- 정작 이재명의 숨은 리스크는 따로 있다 - 시사저널
- BTS 병역 혜택 논란 해법은 없나 - 시사저널
- 다가오는 새해, 건강 지키려면 ‘이것’부터 버리세요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