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자 바로 이거지" 도리도리·PC방 간 아들까지..OTT 타고 부활[인싸IT]

차현아 기자 2022. 1. 6. 11: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SNL 특유의 풍자와 위트 너무 그리웠어요. 계속 보여주세요."

최근 화제를 모은 쿠팡플레이의 SNL코리아의 한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특유의 '도리도리'와 부인 김건희씨의 행동과 말투를 맛깔나게 살린 배우들의 연기에 "포인트를 너무 잘 짚었다"는 호평이 쏟아진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속 시원하게 정치를 대놓고 풍자하는 '매운 맛' 콘텐츠가 반갑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이게 바로 SNL"이라며 "더 세게 나가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대통령 선거 국면을 맞아 정치풍자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자들이 TV 앞을 떠나고 정치풍자의 핵심 축이던 방송가의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정치풍자도 함께 자취를 감췄지만, 콘텐츠 무한경쟁 시대를 맞은 OTT를 타고 부활했다는 분석이다.

6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쿠팡플레이 앱(안드로이드, iOS 모두 포함)의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358만8789명이다. 전월(268만6425명) 대비로는 무려 33.5% 증가한 수치다. 쿠팡플레이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던 6월(52만203명) 이후 약 1년도 채 되지 않아 7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26일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의 한 장면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에선 '독한 풍자'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수위(?)도 상승세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2에선 한 여성이 옆집 벨을 누르더니 이사왔다며 떡을 건넨다. 옆집 여성은 정장에 '애교머리'를 하고 있다. 이어 두 여성의 남편 두 명이 등장한다. 옆집 남편은 연신 '도리도리'를 하며 "그 쪽 집 아드님은 어디갔냐"고 묻고, 떡을 건넨 여성의 남편은 "아마 PC방에 가지 않았겠냐?"고 답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의 행동과 말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장남의 불법도박 논란을 풍자한 것이다.

지난 2일 SNL코리아 '인턴기자 주기자가 간다'편에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출연했다. 배우 주현영은 나 전 의원에게 만약 다음 선거에서 맞붙을 상대를 고른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냐며 '나이도 어리고 하는 행동도 어린 후보'와 '하는 건 없으면서 지지율만 높은 후보'를 예시로 들었다. 나 전 의원은 전자를 고르면서 "국민들도 그런 후보는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주현영은 나 전 의원에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보낼 영상편지를 요청한다. 이에 당혹스러워하는 나 전 의원의 표정이 눈길을 끈다.

SNL코리아는 같은 날 '차인표 편'에서도 두 대선후보를 다뤘다. 오프닝 영상에는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 윤석열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로 분한 배우들이 등장했다. 김건희씨로 분한 배우 주현영은 최근 기자회견에 나선 김씨처럼 짧은 단발머리로 등장하며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날 무뚝뚝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는 멘트를 날린다. 가수 신승훈의 'I Believe'를 배경음악으로 깔며, 김건희씨의 기자회견을 풍자한 것.

김혜경씨로 분한 배우 정이랑은 남편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아이들이 게임이 잘 안 될 때 아이들과 함께 밤새 울어줄 정도로 다정다감한 아빠"라고 답한다. 이어 "투자도 잘해서, 부동산 투자 성공은 물론, 주식으로 돈을 세 배로 불려서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 후보의 주식투자 논란과 장남의 불법도박 파문을 비꼰 것이다.

지난 2일 공개된 SNL코리아 '주기자가 간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편 영상 갈무리
코미디 프로그램 퇴장과 TV 떠난 정치 콘텐츠, 대선 만나 부활
전문가들은 쿠팡플레이가 사라졌던 정치풍자를 다시 꺼낸 이유로 OTT 시장의 무한경쟁 상황을 꼽는다. 넷플릭스부터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까지 주요 글로벌 OTT 서비스가 국내에 모두 진출하면서 국내 OTT 사업자들의 콘텐츠 차별화는 생존의 필수 전략이 됐다. 마침 대선 국면을 맞아 늘어난 정치 콘텐츠 수요를 쿠팡플레이가 정확히 포착했다는 분석이다.

정치풍자 콘텐츠는 기존에는 방송가 코미디 프로그램의 전유물이었다.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던 시절 시사풍자는 코미디의 백미였고, 유명 코미디언들은 정치인 성대모사 하나 쯤은 개인기로 갖고 있었다. 1983년 KBS의 '유머 1번지'로 시작된 정치 코미디는 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SBS 웃찾사의 'LTE 뉴스', '내친구는 대통령' 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정치풍자의 주 무대였던 코미디 프로그램이 TV 영향력 감소로 줄줄이 사라지면서 TV에선 정치풍자 콘텐츠가 설 자리 자체도 없어졌다. 2014년 MBC '개그야'를 시작으로 2017년 SBS '웃찾사', 2020년엔 KBS '개그콘서트'를 끝으로 지상파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은 모두 폐지됐다.

2012년 방송된 tvN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 ⓒ스타뉴스

정치풍자가 방송가에서 힘을 잃은 이유는 정치적 외압 탓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2012년 tvN에서 방송됐던 SNL 코리아 '여의도 텔레토비'는 당시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와 문재인 후보 등을 아동대상 프로인 텔레토비에 빗대 풍자한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를 풍자한 캐릭터가 욕을 너무 자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엔 제작진의 성향을 조사하거나 원고를 사전검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2014년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갑작스레 경영권을 내려놓은 것 역시 '여의도 텔레토비'와 무관치않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 사이 미디어 지형은 기존 방송사에서 유튜브와 팟캐스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OTT 등 뉴미디어 중심으로 재편됐다. 뉴미디어 환경은 방송 심의 등 프로그램 제작에 여러 제약이 많은 기존 방송보다 콘텐츠 소재와 표현에서 훨씬 자유로운 공간이다. 최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한 대선후보 별 인터뷰 영상을 두고 누리꾼들이 "'삼프로TV'가 나라를 구했다"는 반응을 내놓은 이유기도 하다. 정형화된 기존 대선후보 토론 프로그램과 달리 진행시간과 발언 형식이 자유롭다보니 후보 자질을 판단하기 위한 맥락을 충분히 끌어냈다는 평가다.

심상민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기존 방송보다 유연한 OTT 플랫폼의 특성은 정치 풍자 콘텐츠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며 "OTT가 대세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정치풍자 콘텐츠도 주목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혼 숨기고 결혼한 女…남편 용서에도 10명과 외도하다 청부살해"백두꺼비·황금소 태몽인 줄 알았는데…" 연금복권 1·2등 동시당첨 대박예비형수에 "좋아한다" 충격고백한 예비시동생…한혜진 '경악'"임영웅 몸값, 회당 2000 유재석 넘어…방송·광고 섭외 0순위"'골때녀' 송소희 비매너 플레이…뒤에서 밀쳤는데 경고도 피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