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송나라가 망하지 않았다면 中은 달라졌을까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2022. 1. 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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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송나라(960∼1279)를 "전제적이고 가난하고 쇠약했던 왕조"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책에서 "중국 문명의 전성기는 당나라가 아닌 송나라 시절"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서문에서 "위대한 중화 문명을 부흥시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중화문명이 어느 면에서 위대한지, 어떤 문명을 부흥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집필 의도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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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의 슬픔
샤오젠성 지음, 글항아리 펴냄
[서울경제]

중국의 송나라(960∼1279)를 “전제적이고 가난하고 쇠약했던 왕조”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화약,나침반, 활자 인쇄술 등의 위대한 발명을 이끈 문명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송나라는 현대 문명의 특성을 상당히 갖춘 선진 문명의 국가였다. 문(文)으로 나라를 세우고 인의(仁義)로 다스렸으며 중앙집권에 인정(仁政)을 더한 정치모델을 구축해 평화 발전, 자유 개방, 인권 보호 등을 중시했다. 사유재산을 보호했고 상공업 장려에도 적극적이었다. 대외개방과 도시화에도 적극적이었다. 자유개방과 창조력, 진취성에 대한 강조는 화약·나침반 등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자연히 백성들은 존엄성을 보장받고 정의로움을 가질 수 있었다.

중국 문명을 반성적으로 돌아보며 송나라의 가치와 기여를 들여다 본 책 ‘송나라의 슬픔’이 출간됐다. 부제는 ‘근대의 문턱에서 좌절한 중국 문명을 반성한다’. 송나라의 문명사를 분석한 역사서의 외형을 가졌으나 중국 정부로부터 금서(禁書)로 낙인찍힌 문제작이다. 중국 소수민족 투자족(土家族) 출신이며 ‘후난일보’ 기자 출신인 저자는 20년 이상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2007년 1월 이 책을 내놓았으나 중국 당국의 검열에서 상당 부분이 삭제된 채 출판됐고, 그 마저도 즉시 ‘발매 금지’ 당했다. 책은 2009년 10월 홍콩에서 겨우 출간됐고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번에 나온 한국어판은 ‘무삭제본’이다.

책에서 “중국 문명의 전성기는 당나라가 아닌 송나라 시절”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서문에서 “위대한 중화 문명을 부흥시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중화문명이 어느 면에서 위대한지, 어떤 문명을 부흥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집필 의도를 밝힌다.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이야말로 “현 정치체제를 개혁해 경제와 보폭을 맞추고 이로써 민주,법치,평등,자유와 화합의 사회를 만들어야”하는 시점임을 지적한 저자는 “중국적 특색이 살아 있는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려 한다면 그 사회의 정치체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 고대 중국의 문명을 톺아봤다.

책은 서주(西周)와 춘추전국부터 진·한·당·송·원·명·청 등 주요 왕조의 문명을 분석하고 근대의 아편전쟁·신해혁명을 비롯해 1946년 헌정운동까지 다시 한번 뜯어본다. 책의 첫 장을 유엔의 ‘세계인권선언’으로 시작하고 현대문명의 핵심을 “정부 공권력의 남용을 제한하고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것으로 본 저자의 관점은 일견 당연하게 보이지만,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날 요소들이 곳곳에서 읽힌다. 2만9,000원.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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